창원문화재단 주최 전시
예술의 전당 기획 옮겨와
지역영화사 빠져 아쉬움도

강제규(57·영화감독) 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오랜만에 사람들 앞에 섰다. 지난 6일 오후 2시 창원 성산아트홀 전시동에서 열린 '영화 포스터로 보는 - 한국영화 100년' 전시 개막식 자리에서다.

얼핏 눈치 챈 이들이 있겠지만, 이번 전시는 강 대표에 기댄 바가 크다. 사실 예술의 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7월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진행한 전시를 그대로 가져왔다.

▲ 지난 6일 개막식에서 전시 설명을 하는 강제규 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 /이서후 기자
▲ 지난 6일 개막식에서 전시 설명을 하는 강제규 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 /이서후 기자

급하게 준비한 까닭인지 상남영화제작소 같은 창원 영화사에 대한 내용도 없고, 전국 옛 극장 사진은 전시하면서 창원 지역 옛 극장 사진 하나 걸어두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렇다 쳐도 제법 둘러볼 만한 내용이 많다. 최초 한국 영화인 <의리적 구토>(감독 김도산, 1919년)에서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최초 한국 장편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2019년>까지 시대별로 포스터와 자료가 잘 정리되어 있다.

특히 온 가족이 함께 보며 공감대를 만들기 좋다. 예컨대 전시실을 돌며 할아버지 할머니가 본 영화, 아빠 엄마가 본 영화와 아이들이 최근에 본 영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다.

예술의 전당 전시 때 입장료 5000원인 것을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점도 무시 못할 이득이다.

▲ 관람객이 '영화 포스터로 보는 한국영화 100년'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이서후 기자
▲ 관람객이 '영화 포스터로 보는 한국영화 100년'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이서후 기자

이날 개막식은 창원문화재단 근래 전시 행사 중 가장 성대했던 것 같다. 허성무 창원시장, 이찬호 창원시의회 의장, 김경희 창원시의회 문화도시건설위원회 김경희 의원, 윤치원 경남문화예술진흥원장, 김종원 경남도립미술관장을 포함해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까지 참석했다. 그러니 전시 자체보다 강제규 대표를 위한 개막식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였다.

강 대표는 인사말에서 "지난 10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국에서 1만 편 이상의 영화를 제작해 왔다"며 "1970, 80년대 군사정권 시절 암울한 시기를 제외하고는 굉장한 성장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영화 제작 과정에서 가장 만들기 어려운 게 포스터인데, 영화의 주제, 줄거리, 느낌, 미장센 등 모든 것이 함축적으로 들어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렇기에 이번 전시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영화의 성장 아픔 고통 등 발자취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화 포스터로 보는 - 한국영화 100년'전은 창원 전시가 끝나면 10월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시 펼쳐진다.

전시는 12일까지. 문의 055-719-7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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