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부터 단체전까지 다양
고전·시대정신 느끼는 시간

가을을 앞두고 묵향 담은 서예 전시가 잇달아 열리고 있다.

◇로석 이병남 개인전 = 가장 먼저 4일부터 9일까지 창원 성산아트홀 제1전시실에서는 한국서예가협회 회장인 로석 이병남 서예가의 열 번째 개인전 '필무통신(筆舞通神)'전이 열린다.

서예가로 산 지 40년이자 진갑(62세)을 맞은 기념 전시이기도 하다. 전시 제목의 한자를 풀어보면 붓이 춤추며 신령과 통한다는 것이니 그가 평생 추구한 서도(書道)가 바로 그러한 것이리라.

이번 전시에서 이병남이 역동적인 필체로 선보인 작품은 모두 54점. 한글과 한자가 적당히 섞여 있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나름 이 시대정신과 역할에 대해 고민하면서 준비한 전시라고 밝혔다.

그러고 보니 '동포여 동포여 어서 빨리 큰 일 이룰지어다'라고 외치는 안중근 의사의 장부가(丈夫歌),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란 윤동주 시인의 서시, '우리는 여기에 우리 조선이 독립된 나라인 것과 조선 사람이 자주하는 국민인 것을 선언하노라'로 시작하는 한글 기미독립선언문이 인상적이다.

문의 010-7572-2565.

▲ 안중근 의사의 한시 '장부가'를 담은 이병남 서예가의 작품. /이병남
▲ 안중근 의사의 한시 '장부가'를 담은 이병남 서예가의 작품. /이병남

◇26회 경남서단전 = 5일부터 10일까지 경남문화예술회관 제2전시실에서는 스물여섯 번째 경남서단 정기 전시 '맹자 철학과 필묵의 만남' 전이 열린다. 경남서단은 1994년에 창립한 단체다. 이번 전시는 21년 만에 진주에서 열리는 것으로 회원 43명이 참여했다.

공자보다 100년 뒤에 태어나 유교사상을 완성한 맹자의 철학은 그가 남긴 정치사상서 <맹자>에 잘 담겨 있다. 이번 전시에 선뵈는 작품들은 이 <맹자> 속에서 추려낸 문장들을 담은 것이다.

유교 경전 문구지만 한글 작품도 적절히 섞여 있어 한자를 몰라도 둘러볼 만하다.

문의 010-5456-5657.

◇35회 경남서예가협회전 = 마지막으로 18일부터 23일까지 성산아트홀 제4전시실에서는 서른세 번째 경남서예가협회전 '노자탐미(老子探美'전이 열린다. 1985년 창립해 35년간 이어진 단체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원 58명이 각자 노자 <도덕경>에서 글귀를 가져와 적은 작품들을 선뵌다.

참여 서예가가 많은 만큼 다양한 서체와 구성으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도덕경>에서 뽑은 문장들인 만큼 전시장을 거닐며 가만히 사색할 화두도 얻을 수 있겠다.

작품 중 여민 손용현 서예가가 쓴 도덕경 41장 문구를 보자.

'대방무애 대기만성(大方無隅 大器晩成·큰 네모는 모서리가 없으며 큰 그릇은 늦게 가득 찬다).'

문의 010-3880-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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