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한스-울리히 트라이헬
10회 창원 KC국제문학상 수상
자국 서정시 특징 잘 살려내

▲ 제10회 창원KC국제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독일 시인 겸 소설가 한스 울리히 트라이헬.
                         ▲ 제10회 창원KC국제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독일 시인
                           겸 소설가 한스 울리히 트라이헬.

제10회 창원KC국제문학상 수상자로 독일 시인이자 소설가 한스-울리히 트라이헬(Hans-Ulrich Treichel·67·사진)이 선정됐다.

김달진문학관이 주관하는 이 상은 한국 문학 세계화와 세계 문학 교류를 위해 지난 2010년 창원시 통합에 맞춰 제정했다. KC는 김달진과 창원의 영문 첫글자를 합한 것이다. 제1회 수상자 중국 시인 베이다오를 시작으로 프랑스, 스웨덴, 미국, 일본, 러시아, 몽골 등 매년 당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을 선정하고 있다.

올해 수상자 한스-울리히 트라이헬은 소설 <실종자>로 세계적으로 이름을 얻은 작가다. 이 소설은 우리나라에도 번역이 되어 있다. 1995년에서 지난해까지 독일 작센에 있는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일했다. 교수로서의 연구 논문은 물론 소설, 시, 에세이, 오페라각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저작을 남겼다. 이를 통해 레옹세 레나 문학상(1985), 마르가레케 슈라더 문학상(2003), 아네테 폰 드로스테 휠스호프 문학상(2003), 헤르만 헤세 문학상(2005), 독일 비평가 및 아이헨도르프 문학상(2006), 프랑크푸르트 사화집 문학상(2007)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독일에서 저 먼 한국에서 전해진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그의 수상 소감을 보자.

"창원KC국제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한국의 김구슬 교수님께 들었을 때, 저는 너무나 기뻤습니다. 이 상이 아주 명망 있는 상이기도 하거니와 놀랍게도 제 시가 한국에서도 주목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중략) 지금까지 한국어로 번역된 제 책은 <실종자>라는 소설 한 권뿐이기에, 이제 저를 시인으로 소개할 수 있어 더욱 기쁩니다. 이런 문학상은 해놓은 일에 주는 선물이므로 작가는 늘 겸허한 마음으로 받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저는 이 상을 시 작업을 계속하라는 의무 지우기이자 격려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심사위원으로 김주연 문학평론가(숙명여대 명예교수), 김재혁 시인(고려대 교수), 김구슬 시인(협성대 명예교수), 곽효환 시인(대산재단 상무), 여태천 시인(동덕여대 교수)이 참여했다. 이들은 독일 현대 시인 중 한스-울리히 트라이헬, 울라 한, 두어스 그륀바인, 슈테펜 야콥스 네 시인을 두고 고민 끝에 한스-울리히 트라이헬을 선택했다. 심사평 중에서도 나름 핵심적인 부분을 보자.

"그의 시는 뉘앙스로 간결하게 말한다. 침묵에 가까운 말들이다. 거기에서 그의 시의 마법이 생겨난다. 간결함 속에는 의미의 폭발력이 내장되어 있다. 그러므로 뜻을 파악하기까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조금은 어려우면서도 훌륭한 시이다."

예컨대 한스-울리히 트라이헬의 시는 짧으면서도 실제 독일어로 읽었을 때 문장의 의미와 독일어 발음이 호응하는 그 음악적인 부분까지 수상자의 독일 서정시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다고 해야겠다.

"운이 좋았고 살아남았다./ 담배는 더 이상 손대지 않았다./ 할 만큼 했다,/치과의사 일이라면. 집세도 냈고,/신문도 읽었다,/ 깍듯이/ 세계의 불행에 괴로워했다.// 가장 깊은 괴로움, 지루함은/ 끊임없이 가장/ 잘못된 감정과 교차된다. 2킬로/ 그러면서 살이 쪘다, 학위를/ 받았고, 진짜 급진주의자가 모두 그렇듯/ 오페라를 사랑하게 되었다."(한스-울리히 트라이헬의 시 '중간결산' 전문)

창원KC국제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창원시 지원으로 5000달러를 상금으로 준다. 현재 환율로 600만 원이 조금 넘는다.

한편, 제10회 창원KC국제문학상과 제30회 김달진문학상 시상을 겸한 제24회 김달진문학제가 28, 29일 창원 진해문화센터와 김달진문학관, 김달진 생가에서 열린다. 특히 29일에는 수상자인 한스-울리히 트라이헬이 직접 문학 특강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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