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관·전망대 경치 말고도
왕버들군락 등 비경 곳곳에
9월 중순엔 철새 조망 명소

◇휴대폰이 알려주는 우포늪은

휴대폰에서 '우포늪'을 검색하면 우포늪생태관을 가장 먼저 알려준다. 우포늪을 찾는 대부분이 둘러보는 우포늪이라 하겠다. 여기 우포늪 입구에서 왼쪽으로 가면 사초군락지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가면 대대제방이 나온다.

사초군락 방향으로는 버들·뽕·느릅나무가 낮게 이어지고 포플러나무들은 불쑥 솟은 가운데 습지 풍경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진다.

또 전망대에 올라가 망원경으로 전체를 조망하고 철새도 살펴볼 수 있다. 오른쪽 대대제방에서는 우포늪이 광활하게 눈 아래 펼쳐지면서 호방하고 시원한 느낌이 한꺼번에 안겨든다. 겨울철새가 찾는 9월 중순부터는 기러기·오리·저어새·고니 등을 가까이서 볼 수도 있다.

여기 풍경은 호방함과 아기자기함을 함께 갖춘 우포늪을 대표하는 경관이다. 우포늪 전반의 정보를 담은 우포늪생태관도 있고 중국에서 들여온 따오기를 길러 야생에 내보내 적응시키는 따오기복원센터(유어면 둔터길 62, 하루 4차례 50명씩 관람 가능. 무료. 하루 전까지 창녕군청 홈페이지에서 예약 필수)도 있다. 우포늪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적지인 것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여기 우포늪이 우포늪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전부인 양 착각하기 십상인 것이다. 특히 초등학생들은 학교에서 거의 여기로 오기 때문에 한 번 더 가자면 '한 번 가 본 데'라며 고개를 젓기 일쑤다.

◇먼저 우포늪생태체험장부터

그러나 우포늪은 산과 들이 함께 어우러지고 철마다 해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보다 더 다양하고 생동감 넘치는 데가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색다르고 독특한 풍경을 곳곳에 숨겨놓은 우포늪인 것이다.

휴대폰에서는 우포늪생태체험장(대합면 우포2로 370)도 검색이 된다. 요즘은 젊은 부모들도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 습지에서 놀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 체험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재미있어 하고 신기해하기도 한다. 요즘 생태체험이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현상이 되면서 꾸준히 인기를 끄는 탐방지가 되었다.

▲ 우포늪생태체험장의 쪽배 타기 체험. /김훤주 기자
▲ 우포늪생태체험장의 쪽배 타기 체험. /김훤주 기자

1인당 1만 원씩에 미꾸라지 잡기, 쪽배 타기, 물 속 곤충 잡기, 물풀 사이 오가며 거닐기 등 자연 속에서 한때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바로 옆 전시관에서는 살아 있는 생물(우포늪에 사는)들도 보고 습지 관련 지식도 익히면서 재미있는 놀이도 즐길 수 있다(무료).

◇멋진 탐방로도 숨어 있는

생태체험장과 그 바로 옆 우포늪생태촌 유스호스텔(이방면 우포2로 330) 사이에 탐방로가 있다. 아스팔트도로를 뒤로하고 여기 야트막한 언덕 사이로 들어가면 이쪽으로 가든 저쪽으로 가든 아늑하고 시원스러운 우포늪 경관이 갖가지로 펼쳐진다.

길 끌에는 우포늪 전경이 한눈에 담기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거기서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입맛대로 골라잡으면 된다. 왼쪽으로는 사지포제방까지 가는데 기분 내키면 내처 걸어 잠수교 지나 오른쪽으로 꼬부라지면서 대대제방까지 다녀와도 괜찮다.

사지포제방 직전 언덕배기(대합면 주매리 175)에는 팽나무가 하나 홀로 있다. 사랑나무 또는 할배나무라 하는데 300년 가까이 되었다. 그 아래 벤치에 앉으면 사철 불어오는 바람에 아무리 복잡한 머릿속도 30분만 지나면 깨끗이 씻긴다. 멀리 낙동강 방향으로 우포늪의 막내 쪽지벌까지 한눈에 담기는 멋진 풍경에 자리도 평온하다.

▲ 사지포제방 직전 언덕배기에 있는 할배나무 아래에 서면 맞은편 낙동강에서 늘 바람이 불어온다. /김훤주 기자
▲ 사지포제방 직전 언덕배기에 있는 할배나무 아래에 서면 맞은편 낙동강에서 늘 바람이 불어온다. /김훤주 기자

몸을 돌려 돌아올 때 같은 풍경을 보지 않으려먼 사지포제방에서 산길 대신 오른쪽을 잡으면 된다. 곧바로 나오는 갈림길에서 왼쪽은 오솔길이 이어지고 바로 나오면 마을을 지나 우포늪생태체험장 전시관으로 이어진다.

오른쪽으로는 소목마을을 지나 우포시조문학관을 거쳐 왕버들군락까지 이어진다. 돌아올 때도 같은 길을 걸어야 해서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일단 마을까지만 이곳 명물 쪽배(이방면 안리 1495 물가)를 눈에 담으면서 걷고 돌아나온다.

나머지 왕버들군락은 이방면 안리 1561-3(우만제방)을 검색하여 아스팔트도로로 옮겨가 눈에 담아도 된다. 50m 남짓 왕버들군락은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지만 바깥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아늑함과 그윽함이 온전하게 전해진다. 우만제방도 그늘이 지고 시원스러워 찾아볼만하다. 적당하게 자리를 깔고 앉으면 안온한 왕버들군락과 호수처럼 잔잔한 습지 풍경을 함께 누릴 수 있다.

▲ 그늘이 좋고 시원한 우만제방. /김훤주 기자
▲ 그늘이 좋고 시원한 우만제방. /김훤주 기자

◇해질 무렵과 새벽녘은 어딘들 나쁘겠냐만

해질 무렵과 새벽녘이 특히 좋은 장소다. 그 즈음에는 어지간한 다른 생태관광지도 다 멋지고 아름답지만, 여기 탐방로는 그보다 한 차원 더 높다고 보면 된다. 해거름 어둠이나 이슬 머금은 새벽에 두어 시간 거닐어 보고도 감탄하지 않은 사람을 여태 본 적이 없을 정도다.

우포늪생태촌 유스호스텔은 이런 즐거움을 누리는 데 안성맞춤이다. 저녁에 스며들어 왼쪽을 돌아보고 밤에는 일행들과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재미있게 지낸 다음 이튿날 새벽에는 오른쪽으로 한 바퀴 돌면 되는 것이다.

◇여기저기 소소한 명소들

우포늪생태관 주차장에서 가까운 산밖벌(유어면 세진리 1072 일대)은 옛날 습지를 개간해 만든 논이었는데 지금은 묵정논을 걷어내고 습지공원처럼 꾸며 놓아 여기저기 정자와 의자에서 편히 쉴 수 있게 되었다.

산밖벌 끝머리 제방에서 500m 전방에 출렁다리(이방면 옥천리 756)가 있다. 발아래로 쪽지벌에서 빠져나온 시냇물 토평천이 몽글몽글 조화를 부려놓은 풍경이 늘어서 있다.

▲ 묵정논이 되었던 습지를 복원한 산밖벌. /김훤주 기자
▲ 묵정논이 되었던 습지를 복원한 산밖벌. /김훤주 기자

우포늪생태관 우포늪 입구에서 왼쪽 사초군락으로 가면 자전거 종점이 있는데 조금 더 가면 물웅덩이와 왕버들 무리가 나온다. '비밀의 정원'(유어면 세진리 998)이라 하는데 나무도 적당히 치대고 산보도 하고 간식도 나누면서 한때를 보내기 좋은 자리다.

계속 더 나아가면 징검다리(유어면 세진리 1014-2 근처)가 나온다. 옆에는 오래된 왕버들이 하나 있는데 비스듬히 누웠다. 왔다갔다하며 물에 손도 넣어보면서 왕버들 아래에 자리 잡고 한나절 심심하지 않게 보낼 수 있다.

이밖에도 생태체험시설로 산토끼노래동산과 우포잠자리나라가 있다. 국민동요 발상지로 알려진 창녕 이방초교 뒷동산의 산토끼노래동산은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 습지의 대표 곤충인 잠자리로 특화한 우포잠자리나라도 점점 알려지면서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생태관광과 습지문화에 대한 인식 증진을 위하여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과 경남도민일보가 함께합니다.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은 2008년 람사르협약 제10차 당사국총회 경남 개최를 계기로 설립된 경상남도 출연기관입니다. 습지·생태 보전을 위한 학술 연구와 정책 지원, 환경 보전 인식 증진과 교류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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