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터 추정 추정 신음천·광정천 합류지점
토성, 건물지에서 쇠화살촉·비늘갑옷 출토

아라가야 중심지로 역사적 보존가치가 높은 '함안 가야리 유적'의 국가사적 지정이 예고됐다.


문화재청은 '함안 가야리 유적'을 국가사적으로 지정예고하고 30일 예고기간 의견수렴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아라가야 왕궁지로 추정되는 함안 가야리 유적은 남강으로 흘러가는 함안군 가야읍 신음천과 광정천이 합류하는 작은 구릉(해발 45~54m)에 있다. 지난해 4월 경작지 조성 중 흙으로 쌓은 토성벽 일부가 발견됨에 따라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를 했다. 문화재 당국은 그동안 지표조사만 수차례 해왔다.

함안군 가야읍에 위치한 '함안 가야리 유적' 발굴 현장. /경남도
함안군 가야읍에 위치한 '함안 가야리 유적' 발굴 현장. /경남도

 

발굴조사 결과 대규모 토목공사로 축조된 토성과 목책, 건물지 등이 확인됐다. 발굴 중인 구간은 왕궁 등 주요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성곽과 군사시설의 일부이다. 학계는 유적 상태가 좋고 주변 유적과 연계된 경관이 잘 보존돼 있어 고대 가야 중심지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건물지 안에서 쇠화살촉과 작은 칼, 쇠도끼, 비늘갑옷 등이 출토돼 군사적 시설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최근 발굴조사에서 구릉 북쪽 가장자리에서 토성과 바닥을 땅에서 띄워 지은 고상건물, 망루 흔적 등을 찾았는데, 아라가야 전성기인 5세기에 조성돼 6세기 멸망 때까지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함안군 가야읍에 위치한 '함안 가야리 유적' 발굴 현장. /경남도
함안군 가야읍에 위치한 '함안 가야리 유적' 발굴 현장. /경남도

 

가야리 유적은 조선시대 1587년에 편찬된 함안지리지 <함주지> 등 각종 고문헌에 '가야국의 옛 도읍터'나 '옛 나라의 터'로 기록돼 있으며 남문외, 대문천 등 왕성, 왕궁 관련의 지명이 아직 남아 있어 그동안 '아라가야 왕궁지'로 전해져왔다. 


인근 1㎞ 남짓한 거리에 분포한 아라가야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515호)과 남문외 고분군(도기념물 226호), 가야 최대 규모의 기둥을 세워 만든 굴립주건물 '당산유적'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문화재 당국은 연차적으로 가야리 유적지 학술발굴조사와 연구를 통해 아라가야 사람들 삶의 모습을 재조명하고, 가야사 복원을 해나갈 계획이다.


류명현 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이번 국가사적 지정예고는 가야사 연구복원이 국정과제로 채택된 이후 올 2월 창녕 계성고분군(사적 547호)에 이은 두 번째 성과"라며 "경남에는 아직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가야유산들이 많은데 철저히 조사하고 연구한다면 국가사적으로 지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김해 원지리 고분군, 함안 남문외 고분군, 창녕 영산고분군, 합천 삼가고분군, 합천 성산토성 등 도지정문화재 사적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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