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예술단체 현지 방문
한국문화 전시·공연 호평
"항로 탐험대 정신 계승되길"

발해1300호 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는 지난 1997년 발해 건국 1300주년을 맞아 발해 해상항로 복원을 목적으로 떠났다가 숨진 대원을 기리고 그들의 도전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 2010년 출범했다. 대원은 당시 경남도청 후문에 있는 21세기 바다연구소 소장 장철수(통영 출신)와 이덕영(울릉도 출신), 이용호(마산 출신), 임현규(구례 출신) 등 4명이다.

기념사업회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지역우수 문화교류 콘텐츠 발굴·지원사업'에 선정돼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문화 교류사업을 펼쳤다. 블라디보스토크는 발해1300호의 출항지이자 현재 정부 차원 교류와 외국 투자가 활발한 지역이다. 장기영(54)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만나 이번 사업의 의미와 성과를 들어보았다.

▲ 장기영 발해1300호기념사업회 이사장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문화교류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 장기영 발해1300호기념사업회 이사장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문화교류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가 첫 방문이었나.

"지난해 1월 20주기 추모제를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 고려인 문화센터에서 했고 이번이 두 번째다. 작년에는 출항지에 자그마한 표지석이라도 세우고 싶어서 이석배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를 만났고 그곳에서 김하리 시인의 헌시, 중요무형문화재 29호 배뱅이굿 이수자 이혜솔 명창이 헌가 등을 했다. 이번 방문은 국비로 문화교류 차원에서 진행됐다."

-창원미술협회와 창원국악관현악단 등이 다양한 공연과 전시를 선보였다고 들었다. 반응이 어땠나.

"첫째 날 12일 고려인문화센터에서 사물북 6기를 기증하고 고려인과 현지 학생을 상대로 사물북을 가르쳐줬다.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했고 관장이 기회가 된다면 우리 전통문화와 민족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이벤트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16일 필하모닉극장 대공연장에서 마산 성신대제를 모티브로 한·러국제문화교류와 독립운동 100주년 기념공연을 열었는데 분위기가 좋았다. 러시아 사람들이 우리 전통문화에 호기심이 많았고 공연을 보고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14일 블라디보스토크 해양공원에서 버스킹 공연을 했는데 현지인에게 폭발적이었다. 연희단 길놀이에 관심을 보였고 풍물패가 흥겨운 가락에 맞춰 상모를 돌리는 모습에 신기해하더라.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 촬영하는 사람이 많았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이번 교류사업의 의미와 성과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한국과 러시아, 창원과 블라디보스토크 간 교류에 새로운 물꼬를 트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번 문화교류를 시작으로 두 나라 간, 두 도시 간 다양한 교류 활동을 이어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발해 역사공동 연구나 발굴, 더 나아가 발해1300호 탐험대의 도전정신이 후대에도 이어지도록 말이다. 발해1300호는 창원의 중요한 문화콘텐츠로 그간 주목받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이번을 계기로 그들의 고귀한 도전정신을 계승하는 움직임이 커졌으면 좋겠다."

-앞으로 계획은.

"내년에는 홍보와 프로그램을 강화해 많은 러시아 사람에게 우리나라, 창원이 지닌 고유 문화를 알리고 싶다. 또한 개인적인 바람은 창원과 블라디보스토크가 우호 도시가 돼 문화뿐만 아니라 경제 교류로도 이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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