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야구장서 올스타 1차전
같은해 준플레이오프도 열려
'마산경기 부진' 징크스 여전
지역 출신 선수들 활약은 빛나
장원삼 다승왕·이동학 신인왕
김창희·신명철·정훈 등 두각도

▲ 2008년 5월 13일 삼성을 상대로 한 롯데 마산 홈경기. 관중들이 롯데 유니폼을 입고, 신문지 응원을 펼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 2008년 5월 13일 삼성을 상대로 한 롯데 마산 홈경기. 관중들이 롯데 유니폼을 입고, 신문지 응원을 펼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2000년 마산서 첫 가을야구-

롯데자이언츠는 1999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한화이글스(1승 4패)에 우승 타이틀을 넘겨줬다.

롯데는 2000년 다시 V에 도전했다. 롯데는 정규시즌 매직리그(양대리그 시절)에서 2위를 기록, 드림리그 3위 삼성과 준플레이오프를 했다. 당시 롯데 홈인 부산 사직야구장은 전국체전과 겹쳐 사용할 수 없었다. 이에 10월 14일 준PO 1차전이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첫 '가을야구'다.

선발은 롯데 박석진, 삼성 가르시아였다. 팽팽한 투수전으로 0의 행진이 이어졌다. 하지만 롯데는 9회 초 삼성 이승엽에게 통한의 2점포를 내주며 0-2로 패했다. 롯데는 준PO 2차전 대구 원정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지만, 3차전 서울 잠실서 패하며 그해 가을 야구를 접었다.

롯데는 이후 2007년까지 7시즌 연속 가을 야구를 TV로 지켜보는 암흑기를 겪어야 했다.

▲ 2000년 프로야구 올스타 1차전이 7월 21일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 외야 관중들이 홈런 레이스 때 그라운드로 내려와 공을 서로 잡으려 다투고 있다.  /연합뉴스
▲ 2000년 프로야구 올스타 1차전이 7월 21일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 외야 관중들이 홈런 레이스 때 그라운드로 내려와 공을 서로 잡으려 다투고 있다. /연합뉴스

마산야구장은 2000년 첫 가을야구뿐만 아니라, 앞서 7월 올스타 1차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지역 야구팬 처지에서는 그동안의 '롯데 제2 연고지 홀대' 서러움을 조금이나마 씻어낼 수 있는 한해였다.

이런 가운데 롯데는 2000년대 들어 제2 연고지 마산 경기 수를 늘렸다. 롯데는 2000·2001년 각각 15경기 등 2009년까지 한 해 평균 8.2경기를 마산서 치렀다. 1980·90년대 평균 5.2경기를 한 것과 비교하면 제법 증가한 셈이다.

'마산아재' 극성도 이전보다 많이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롯데는 마산만 오면 유독 작아졌다. 롯데는 2008년 5월 삼성전 승리 이후 그해 마산서 5연패를 당했다. 그리고 2009년 마산 5경기에서도 내리 패했다. 당시 마산 팬들은 "롯데가 마산에서 야구 하기 싫어 일부러 지는 거 아닌가"라는 푸념성 음모론을 내놓기도 했다.

롯데는 2010년 마산 첫 경기에서 승리, '마산 홈 10연패'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지역 출신 다승왕·신인왕 등극-

1990년대 지역 출신 스타들은 2000년대에도 명성을 이어갔다. 마산동중-마산고 출신 전준호(50·현 NC 코치)는 2004년 도루 53개로 1993·1995년에 이어 세 번째 '대도' 타이틀을 차지했다. 진해남중-마산상고 출신 공필성(52·현 롯데 감독 대행)은 1990년 롯데 입단 이후 '원팀' 생활을 하다 2000년 은퇴했다. 공필성은 몸에 맞는 볼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아 '사구왕'이라는 별칭까지 얻기도 했다.

▲ 장원삼 /연합뉴스
▲ 장원삼 /연합뉴스

2000년대에 프로 데뷔한 지역 출신들은 롯데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대표적인 선수가 좌완 투수 장원삼(36·현 LG)이다.

장원삼은 창원사파초-창원신월중-마산용마고 출신이다. 마산용마고가 2001년 대붕기 고교야구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때 장원삼이 마운드에서 혼자 4승을 책임졌다. 모두 완투승이었다.

장원삼은 2002년 용마고 3학년 때 이미 프로야구 현대유니콘스 2차 지명을 받았지만, 경성대로 진학했다. 장원삼은 2006년 현대에 입단, 프로 데뷔 첫해 12승 10패 평균자책점 2.85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당시 신인왕은 '투수 부문 3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을 차지한 '괴물' 류현진에게 돌아갔다.

장원삼은 2007년 9승에 이어 2008년 12승으로 다시 한번 10승 고지를 밟았다. 특히 그해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해 네덜란드전 완봉승 등 금메달에 일조했다. 장원삼은 이후 삼성으로 이적해 2012년 17승으로 다승왕에 우뚝 섰다.

2004년 대붕기 고교야구 우승 주축 멤버인 마산용마고 조정훈(34·현 용마고 코치)도 2009년 14승으로 다승왕을 차지했다.

▲ 이동학 /연합뉴스
▲ 이동학 /연합뉴스

지역 출신으로 프로야구 신인왕에 이름 올린 이도 있다. 투수 이동학(38)은 마산회원초-마산동중-마산고를 거쳐 2차 1라운드 4순위로 2003년 현대유니콘스에 입단했다. 이동학은 첫해 27경기에 등판, 8승 3패 평균자책점 5.35로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동학은 이후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하며 프로 통산 10승에 머물렀다.

▲ 채종범
▲ 채종범

채종범(42·현 NC 코치)은 창원용지초-마산동중-마산고 출신으로 2000년 SK에 입단해 2010년 기아에서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특히 2002년 127경기에 출전, 타율 0.291 홈런 17개로 최고 한 해를 보냈다.

▲ 김창희 /연합뉴스
▲ 김창희 /연합뉴스
▲ 신명철 /연합뉴스
▲ 신명철 /연합뉴스
▲ 신재웅 /연합뉴스
▲ 신재웅 /연합뉴스

또한 김창희(46·양덕초-마산중-마산고)는 1997~2009년 해태(기아)·두산·삼성에서, 신명철(41·용지초-마산동중-마산고)은 2001~2015년 롯데·삼성·KT에서 활약했다. 신재웅(37·사파초-창원신월중-마산고)은 2005년 LG 입단 이후 현재 SK 마운드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밖에 오정복(33·삼성초-내동중-용마고)은 2009년, 정훈(32·양덕초-마산동중-용마고)은 2010년 프로에 입단해 팬들에 이름을 각인시키고 있다.

▲ 오정복 /경남도민일보 DB
▲ 오정복 /경남도민일보 DB
▲ 정훈 /연합뉴스
▲ 정훈 /연합뉴스

하재훈(29·현 SK)은 양덕초-마산동중-용마고 출신으로 지난 2008년 메이저리그 시카고컵스 입단 계약을 했다. 도내 출신 최초 미 프로야구 진출이었다.

당시 타 학교 동기생들이 안치홍(KIA)·정수빈(두산)·김상수(삼성)였는데, 이들은 2009년 프로 첫해부터 활약을 펼쳤다. 하재훈은 2009년 마이너 싱글A에서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하재훈은 그해 겨울 모교 용마고를 찾아 이렇게 말했다.

▲ 하재훈 /연합뉴스
▲ 하재훈 /연합뉴스

"3년 후 메이저리그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에 한국인 포수는 아직 없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최초로 포수 마스크를 쓰고 싶습니다."

그는 끝내 메이저리그 입성 꿈을 이루지 못하고 국내로 돌아왔다. 하재훈은 투수로 전향, 올 시즌 SK 마운드 '수호신'으로 자리 잡고 있다.

▲ 허준혁 /연합뉴스
▲ 허준혁 /연합뉴스

<참고 문헌>

 

△경남야구협회 소장 자료 △경남도민일보 DB △<마산시 체육사>, 조호연 책임 집필, 마산시,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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