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고

감격해서 노래했지만

그날은 상처투성이 식민의 몸이 빠져 나온 것일 뿐

혼魂도 백魄도 그대로였고

친일파 귀신들은 곳곳으로 숨어들었다

 

백 년 전 대한독립 만세 소리가

삼천리 곳곳을 덮은 날로부터

꼬박 백 년이 된 오늘에 이르러서야

강화도 조약으로부터 벗어나 독립을 선언한다

 

항일운동의 잉걸불이었던

안중근의 혈서를 잊지 않으며

그 잉걸불을 봉홧불로 만든

기미독립선언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은

지난 백 년의 디딤돌이자 노둣돌이었다

 

떠난 민중은 만주에서, 연해주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의병이 되고 독립군이 되어

시리도록 푸른 피를 붉게 뿌리는 동안

남은 민중은 징용과 징병과 위안부로 처절히 유린당한

치욕의 날들을 어찌 잊으랴

 

여전히 일장기를 숨긴 태극기를 들고서

흰소리를 하는 검은 무리들

잊지 않고 기록할 것이다

백 년이 거듭하여도

다시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나라

누구에게도 흔들리지 않는 나라로서

 

 

 

우리는 오늘 독립선언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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