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금 한시 인하 종료 결정
내달 휘발유 ℓ당 58원 상승
발표 다음날 평균가 오름세로

도내 기름 값이 다음 달 1일부터 일제히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11월부터 한시적으로 이어온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이달 말 종료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서 운전자들의 연료비 부담을 완화하고자 지난해 11월 6일부터 6개월간 유류세를 15% 인하했다. 지난 5월 7일부터는 인하폭을 7%로 축소하고 나서 8월 31일까지 유류세 인하 정책을 연장했다.

유류세 인하 종료를 앞두고 정부는 이달 31일까지로 예정된 유류세 한시적 인하를 연장하지 않는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올해 세금수입이 줄어들고 국제유가도 최근에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류세가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면, 다음 달 1일부터 휘발유는 ℓ당 58원 오른 821원, 경유는 41원이 오른 582원이 된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기름 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남지역 기름 값도 덩달아 오를 전망이다.

도내 기름 값은 지난주에 이어 소폭 하락하며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경남의 8월 셋째 주 보통 휘발유 판매가격은 한 주 전보다 0.19원 내린 ℓ당 1472.95원으로 집계됐다. 경유는 0.38원 하락한 1334.89원이었다.

도내 기름 값은 지난 2월 첫째 주(1313.26원) 연중 최저치를 찍은 후 상승세에 진입해 5월 다섯째 주까지 줄곧 올랐다. 이후 7월 넷째 주까지 9주 연속 내림세를 지속하는 등 최근 완만하게 내리는 모습을 나타냈다.

시·군별로는 휘발유는 고성지역이 ℓ당 1461.75원으로 가장 저렴했고, 남해군이 ℓ당 1512.91원으로 가장 비쌌다.

24일 기준 경남지역 기름 값은 휘발유 1472.98원, 경유 1334.98원으로 환원된 유류세를 대입하면 휘발유는 1530.98원, 경유는 1375.98원으로 오르는 셈이다.

기름 값 상승 조짐은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22일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발표 이튿날인 23일과 다음 날 24일 도내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ℓ당 각각 0.06원, 0.12원 올랐다.

이는 유류세가 오르기 전 일부 주유소에서 선제적으로 가격 조정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도내 기름 값이 일제히 상승하면, 가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달 셋째 주 도내 휘발유 평균가격(1472.95원)은 대구(1462.81원), 울산(1469.66원), 광주(1470.34원) 다음으로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아직 휘발유 가격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준이지만 현재 안정세를 보이는 국제유가의 상승을 배제할 수 없고, 가격이 오르면 소비 심리에도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모(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43) 씨는 "주유소들이 유류세 인하 때는 기름 값을 천천히 내리고, 인하 조치가 줄어들 때는 급격히 올리지 않느냐"라며 "세금 인상 폭만큼은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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