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롯데 등 유통 대기업
유통업 규제 피해 출점 속속
초대형 상가 내 다업종 유치
집객 효과로 임차 경쟁 높여

창원시에서 신세계 스타필드 입점에 관한 공론화가 진행 중입니다. 3년여 찬반 대립 끝에 숙의를 거친 시민들이 결론을 내리는 순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스타필드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잘못 알려졌습니다. 시민 세금 한 푼 들어가지 않고 신세계그룹이 수천억 원을 들여 짓는 초대형 쇼핑몰입니다. 그동안 지역민이 스타필드를 비롯해 유통 대기업이 차리는 이른바 '복합쇼핑몰'이라는 대규모점포의 실상을 들여다볼 기회가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경기 고양과 하남, 그리고 창원 사례까지 복합쇼핑몰을 둘러싼 논란과 실태를 네 차례에 걸쳐 살펴봅니다.

◇유통 대기업? 부동산 회사! = '복합쇼핑몰'은 신세계와 롯데 등 유통 대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기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확장은 한계에 달했고 의무 휴일과 같은 유통업 규제도 강해졌기에 대기업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복합쇼핑몰 사업에 손을 뻗었다. 그래서 마트나 SSM(기업형 슈퍼마켓) 진출에 관한 찬반은 사라지고 복합쇼핑몰 입점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전국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대기업은 제재가 심한 유통업 대신 부동산 투자로 눈을 돌려 복합쇼핑몰을 만들어냈다. 업계에서 신세계와 롯데가 '부동산 재벌'로도 불리는 이유다. 특히 신세계의 부동산 분야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도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했다.

2013년 12월 설립된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는 누리집(www.shinsegaeproperty.com)에 '상업·비상업 부동산 개발'을 앞세운 '글로벌 종합 부동산 회사'로 소개돼 있다. 2018년 말 지분 소유 현황을 보면 이마트가 100%를 보유해 이마트 자회사이기도 하다. 신세계프라퍼티가 만드는 스타필드는 '문화, 여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한 교외형 복합쇼핑몰'이라고 돼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규모가 훨씬 큰 호텔·리조트 개발과 복합개발 등에도 나서고 있다. 4조 5700억 원 규모 '화성 국제테마파크 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지난 7월 말 경기도·화성시·한국수자원공사와 투자양해각서(MOU)를 맺기도 했다.

▲ 지난 15일 휴일 스타필드 하남이 인파로 붐비는 모습.  /이동욱 기자
▲ 지난 15일 휴일 스타필드 하남이 인파로 붐비는 모습. /이동욱 기자

◇'임대 수익 치중' 스타필드 확산 = 스타필드는 2016년 하남을 시작으로 코엑스, 고양, 시티 위례 등으로 확산했으며 스타필드 시티 부천이 다음 달 오픈을 앞두고 있다. 안성, 청라, 수원 등 출점도 준비 중이다. 시티 위례와 시티 부천(전체면적 14만~15만 ㎡)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데 '도심형 라이프 스타일몰'이라고 내세운다. 유일하게 비수도권인 창원에서는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옛 39사단 터 일부(의창구 중동 263)에 지하 8층~지상 7층 전체면적 32만 5618㎡ 규모(축구장 40여 개 크기)로 계획돼 있다. 560여 개 쇼핑 브랜드가 모여 있고 45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스타필드 고양(36만 4000㎡)과 맞먹는다.

스타필드 하남과 스타필드 고양의 경우 현지 법인을 설립, 신세계프라퍼티가 각각 지분 51%를 보유하고 나머지는 외부 자본을 유치했다. 스타필드는 내부에 수백 개 점포를 두고 임대 수익을 올린다. 신세계가 초대형 상가를 지어 집객 효과를 만들어주고 이곳에 입점 업체를 모집하는 것이다. 공실만 없다면 이 같은 운영 방식은 흑자를 내기 쉬운 구조다. 스타필드 고양 임대 수익은 지난해 355억 원에 육박했다. 백화점과 같은 할인행사·마케팅 비용은 거의 들지 않고, 본사 관리 인력도 최소로 둔다. 내달 개장할 스타필드 시티 부천도 입점하는 43개 협력사를 중심으로 1500여 명을 채용하고 있다.

스타필드는 쇼핑·문화·레저·힐링 등을 한 공간에서 제공해 '고객의 시간을 뺏는 전략'을 편다. 찜질·스파 공간, 명품 자동차 쇼룸, 가족 엔터테인먼트 시설, 어린이 체험시설, 스포츠 체험시설, 가전·가구 매장, 영화관,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트레이더스(창고형 할인매장) 등이 한 지붕 아래 모여 있다. 신세계 측은 "스타필드는 '별꿈스쿨' 교육지원사업, 문화 콘텐츠 체험 행사, 실종 어린이 관련 캠페인, 취약계층 아동 주거환경 개선사업 등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신세계에 따르면 스타필드 하남과 고양은 문을 연 지 1년 만에 각각 누적 방문객 2500만 명, 2200만 명을 넘어섰다. 하남의 경우 반경 20㎞ 안에 430만 명이 거주하는 초대형 상권을 노렸다. 스타필드 창원은 350만 경남뿐만이 아니라 인근 대구와 부산권까지 염두에 둔 진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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