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일 기사를 쉼 없이 쏟아낸다. 고단한 작업 중에 웃음과 여유를 갖게 하는 취재를 꼽으라면 아이들을 만나는 취재다.

최근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 행복마을학교 늘놀이터에서 열린 '창원시 놀이터 디자인 캠프'를 취재했다. 초등학생 20여 명이 디자인 캠프에 참여해 찰흙·지점토 등으로 놀이터를 만들어보고, 놀이터 이름도 짓는 행사였다.

역시 아이들은 달랐다. 편해문 놀이터 디자이너가 세계 각국의 영상을 보여주자, 자연스럽게 '와!' 하며 탄성을 질렀다. 영상이 펼쳐질 때마다 아이들이 그 놀이터에 대한 생각을 여과없이 말했다. 그러고는 조별로 아이들이 손으로 조물조물 찰흙을 빚어 원하는 놀이터를 만들어 내고, 설명도 했다. 놀이터 이름도 기상천외하게 지었다. '슝슝통통 놀이터'라니, 그야말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이름이다.

창원시는 지난 6월부터 마산·창원·진해지역 3곳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론 강연, 현장 방문, 실습 등을 하는 '창원시 놀이터 학교'를 했고, 후속으로 디자인캠프를 연 것이다. 앞으로 주민참여단을 구성하고, 지역 어디에 놀이터를 지을지 결정하는 일이 남았다. 새로 지을 놀이터에 직접 뛰어놀 아이들이 다시 어떤 놀이터를 원하는지 실제 디자인에 참여하는 일도 진행될 예정이다. 내년 1호 놀이터가 만들어지기까지 아직 많은 과정이 남았다.

어찌 보면 진즉 이뤄져야 할 일이 이제야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수요자 맞춤, 주민이 참여, 주도하는 시설, 정책 말이다. 어쩌면 놀이터 하나 짓는 데 무슨 공을 그렇게 들이나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런데, 진짜 이용자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서 그 의견을 반영하면, 만족도, 시설(사업) 지속성 등은 높을 수밖에 없다. 또, 그런 일이 놀이터 하나에 그칠 게 아니다. 순식간에 뚝딱 만들어놓고, 거기에 사람들이 맞춰야하는 시설, 정책은 하나도 달갑지 않다. 더디지만 함께 고민하고 함께 만들어내는 일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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