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새벽녘의 일입니다. 요란한 전화벨 소리에 잠을 깨어 졸린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헤헤, 놀랐지? 나야, 나란 말야. 새벽잠을 깨워 미안하지만, 새벽잠과 관련된 귀띔 좀 하려고 택한 새벽 시간이니 이해 좀 해주게." 깜짝 놀래주길 즐기는 본보 열독자인 어느 친지의 너스레였습니다.

선하품을 참아 가며 그가 불러준 대로 메모한 내용은 생뚱하면서도 생뚱한 것만도 아니어서 잠이 단박에 달아났습니다. '새벽잠이 무슨 죈가? 죄 지은 건 바로 그 잠을 깨운 놈이지'!

<'새벽잠' 깨운 김정은 도발…>이란 기사를 되짚다가 김동환의 시 <북청 물장수>가 떠올랐습니다.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 / 머리맡에 찬물을 쏴―퍼붓고는 / 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 / 북청 물장수…(후략)'! "새벽잠 안 설치게 하겠다" 한 김정은의 '4·27' 약속이여 왜 시 속의 '새벽'은 못 닮나?

 

'새벽 호랑이가 중이나

개를 헤아리지 않는다' 한

그 다급함 꼬집은 속담에

김정은 야욕 잘 담겼네

朝鮮의

'朝' 그 아침 낳아준

'새벽'을 모독한대서야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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