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태에 '후분양'차질 우려

부영그룹이 사기 혐의로 창원시에 고발당하면서 '마린애시앙부영(옛 마산 월영사랑으로)' 준공 승인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 '국유지 부당 취득' 문제가 불거지면서 준공 지연 등 부영의 사업 추진에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사태로 해당 아파트 준공이 미뤄지면, 심각한 미분양 사태에 빠진 지역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 섞인 시선도 제기된다.

부영이 시공사인 '마린애시앙부영' 아파트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옛 한국철강 터에 자리 잡았다. 모두 4298가구로 지상 23∼31층짜리 건물 38채가 들어서는 대규모 단지다.

지난 2016년 당시 '마산 월영사랑으로' 이름으로 아파트 분양에 들어간 부영은 이듬해 국토교통부에 분양률을 43.9%로 신고했다. 그러나 국토부 확인 결과 177가구만 청약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분양률이 4.1%에 불과한 것이다.

부영은 결국 위약금을 지급하고, 분양계약을 해지한 후 통째 미분양 상태에서 아파트 공사에 들어갔다. 이에 분양 방식도 준공 후 분양을 진행하는 '후분양' 형태로 전환됐다. 아파트 브랜드명도 '마산 월영사랑으로'에서 '마린애시앙부영'으로 바꿔 달았다.

해당 아파트의 '미분양 참사'는 지역 미분양률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올해 5월 말 기준 창원시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5892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4월 말에 이어 5월 말 기준에서도 전국 1위 수치다. 특히 '마린애시앙부영'이 창원 미분양의 약 73%를 차지한다. 창원은 지난 2016년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미분양 관리지역에 지정됐지만 아직도 미분양 관리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마린애시앙부영' 아파트가 완공되면 분양에 나설 수 있는 만큼 지역사회의 관심은 준공 시기에 집중됐다.

'마린애시앙부영'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을 얼마나 털어내느냐에 따라 경남의 미분양 수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부영은 준공을 앞두고 창원시와 관련 행정절차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창원시 '고발건'으로 아파트 준공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이번 창원시 고발 사태로 아파트 준공 승인이 또 늦춰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마산합포구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이번 고발로 준공이 지연될까 봐 걱정이다. 고발건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분양이 계속 미뤄지지 않겠느냐"고 예측하면서 "부영에서 4000여 가구 미분양을 잡고 있으니, 미분양 표준을 내면 전국 1등이 창원이다. 사유야 어떻든 수치가 이러하니, 투자자나 실거주자 심리에 영향을 끼친다. 부영의 분양이 미뤄질수록 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시에 준공 승인을 받아야 하는 부영 처지에서는 준공 시기를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시의 승인을 받아서 언제 될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시와 계속 협의 중이다. 준공이 많이 미뤄진 만큼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수습해서 분양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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