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옛 실안분교 터 추진
시 "관광특구 개발 중"반대
학부모 "동지역 숙원"반발

사천교육지원청이 실안동에 공립 단설유치원 설립을 추진하자 시민 의견이 찬반으로 나뉘는 등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또 사천시가 유치원 설립 위치인 대방초교 옛 실안분교를 공식적으로 반대하면서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삼천포 공립단설유치원 설립 추진위원회·범시민추진위'와 '사천시 공립유치원 학부모회' 등 12개 단체는 22일 오전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지역 단설유치원 설립을 촉구하는 학부모 1000인 선언을 했다.

이들은 "동지역 학부모들은 읍·면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유아교육환경을 개선하려고 2014년부터 추진위를 구성해 단설유치원 설립운동을 벌여 왔다"며 "97억 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장소까지 선정됐는데 실안 관광특구 개발이라는 난관에 부딪혀 좌절 위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천시는 명품교육도시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공립단설유치원 설립을 막고, 사천교육청과 터 교환에 소극적인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아이들 교육보다 개발논리를 우선하는 시 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 사천시 동지역 학부모들이 22일 시청 복도에서 공립 단설유치원 설립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영호 기자
▲ 사천시 동지역 학부모들이 22일 시청 복도에서 공립 단설유치원 설립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영호 기자

또한 "지역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은 단설유치원 설립에 어깃장을 멈추고 환경개선과 투명한 회계, 교육의 질을 높여 학부모 선택을 받으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옛 실안분교 위치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추진위 관계자는 "실안관광특구 개발사업은 수십 년째 지지부진한 상황이고,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관광시설 때문에 유치원이 안 된다는 건 학부모로서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시는 제정건 행정복지국장이 브리핑을 통해 "실안유원지 개발사업으로 여러 투자자가 투자의향을 밝혀 옛 실안분교 터는 유치원 교육환경으로 부적합하고, 만약 들어서면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 규제로 투자 위축이 우려된다"고 반대 뜻을 밝혔다. 제 국장은 "실안동 주민들이 반대하고, 유아가 많은 동지역과 거리가 멀어 통학시간도 많이 걸린다"면서 "사천교육청이 현재 운영 중인 병설유치원이나 폐교 위기에 있는 초등학교를 활용했으면 한다"고 했다.

사천교육지원청은 병설유치원 6곳을 통폐합해 보통학급 6반·특수학급 1반 규모의 단설유치원을 오는 2022년 개원 목표로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9월 도의회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의를 받고, 내년도 본 예산에 설립 예산 편성이 예정돼 있다.

한편, 사천교육지원청은 사천시가 실안분교 터 건립에 난색을 보이자 동지역 단설유치원 설립을 위해 옛 실안분교와 시 소유 터 교환을 요청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