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주산지 창녕서 창립총회 열어...전국 600명 참가
창립선언문 "거대 자본이 좌우하는 농정 이젠 바꿔야"

과잉 생산에 따른 마늘 값 폭락으로 시름을 앓는 전국 마늘 농가 목소리를 대변할 '전국마늘생산자협회'가 마늘 최대 주산지인 창녕군에서 창립했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준비위원회는 21일 오후 2시 창녕군 경화회관에서 전국 마늘 농가 6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사단법인 전국마늘생산자협회(이하 마늘협회) 창립총회를 했다. '우리가 수급 조절하고 우리가 가격 결정한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날 총회에서 전국마늘생산자협회 회장으로 김창수(56·전 창녕군농민회 회장) 씨가 선출됐다. 부회장은 최상은(경북 영천)·정순식(전남 강진), 사무총장은 강창한(창녕), 정책위원장은 이태문(남해) 씨가 추천됐다.

마늘협회는 창립선언문에서 "농민이 키운 마늘 가격은 농민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보이지 않는 거대한 자본에 의해 결정됐고, 농정 당국자도 보이지 않는 거대한 자본과 손잡고 마늘 정책을 좌지우지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마늘 생산자들은 마늘이 생산비가 보장되는 공정한 값에 팔리길 기대하지만, 산지에선 생산비에도 턱없이 모자란 가격으로 경매되고 소비지에선 산지보다 서너 배 비싼 가격으로 팔려나간다"고 토로했다.

▲ 21일 오후 2시 창녕군 경화회관에서 전국 마늘 농가 6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사단법인 전국마늘생산자협회가 창립했다. /이수경 기자
▲ 21일 오후 2시 창녕군 경화회관에서 전국 마늘 농가 6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사단법인 전국마늘생산자협회가 창립했다. /이수경 기자

마늘협회는 이런 문제를 바로잡고자 세 가지 포부를 밝혔다. 우선 정부와 지자체, 농협과 협력해 국민이 먹을 양을 적정하게 생산할 토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마늘 계약 재배를 늘려 농민에겐 생산비를 보장하고, 소비자에겐 합리적 가격으로 마늘을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대농 중심의 농정을 중소가족농 중심의 농정으로 바꿔가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군섭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 남종우 전국양파생산자협회 회장, 류성식 전국마늘조합장협의회장, 정영상 경남도 친환경농업과장, 빈지태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장 등이 참석해 마늘협회 출범을 축하하고 연대의 말을 전했다. 홍성두·김경·조미련·김재한 창녕군의원도 참석해 응원했다.

김창수 회장은 "정부 정책이 농협에 먹히지 않고 있다. 현장에 있는 농민들이 자주적으로 직접 정부와 소통하고 정책을 건의하는 기구로서 마늘생산자협회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마늘협회 창립 의미를 밝혔다.

올해 4월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출범에 이어 전국마늘생산자협회도 창립하면서 정부 농업정책 방향성도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의 관료 중심 농정을 현장 농민 중심으로 정부 농업정책을 변화시키고, 손실을 걱정해서 농민이 생산하는 마늘을 책임지지 않는 지역농협과 농협중앙회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농산물 가격 보전과 관련해 제대로 된 조례 하나 없는 지방정부를 변화시키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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