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기획자 소소한 이야기집

"성인이 되었으니까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걸 해보자 싶어 장기기증을 신청했다가 결국 취소했다."

"성을 바꾸고 싶었다. 절차가 복잡하다는 소문에 시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필명 정도는 국가에게 허락받지 않어도 되잖아 하는 생각에 엄마 성을 붙였다."

뭔가 큰 변화를 바라고 추진해 보려 했지만, 막상 또 해보니 호락호락하지 않아 취소해버리거나 다른 방법으로 선회하는 상황,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그런 일상이다.

그의 말대로 맨 앞에 엄마의 성을 붙인 박주성희는 경남대 문화콘텐츠학과 대학원 휴학생이다. 그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공연 프로그램 연출도 하고 기획일도 본다. 많은 활동을 하면서 그는 '후회하지 않을 일'을 찾았다. 책을 내는 일이었다.

▲ 〈조용한 분노〉, 박주성희 지음
▲ 〈조용한 분노〉, 박주성희 지음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글의 주제나 형식이나 누가 참견하더라도 상관이 없다. 글을 쓰는 그 순간이 편안하고 내가 완전해지는 것을 느낀다."

책은 긴 글 4개와 짧은 글 8개로 구성되어 있다. 긴 글 '두드러기'를 읽다가 그의 기분이 내게 전이되는 느낌도 들었다.

"나와 아빠, 특히 아빠는 그 고통에 노예가 되었다. 되돌아가거나 짐을 풀지 못하는 고행 속에서 난 아빠의 나약한 의지가 공포스럽다."

일기 같은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인생을 살면서 자신이 완전해지는 것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작가는 글을 쓰면서 그것을 느낀다고 한다. 책은 독립출판으로 제작됐다. 1만 원. 문의 010-9211-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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