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기획자 소소한 이야기집
"성인이 되었으니까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걸 해보자 싶어 장기기증을 신청했다가 결국 취소했다."
"성을 바꾸고 싶었다. 절차가 복잡하다는 소문에 시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필명 정도는 국가에게 허락받지 않어도 되잖아 하는 생각에 엄마 성을 붙였다."
뭔가 큰 변화를 바라고 추진해 보려 했지만, 막상 또 해보니 호락호락하지 않아 취소해버리거나 다른 방법으로 선회하는 상황,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그런 일상이다.
그의 말대로 맨 앞에 엄마의 성을 붙인 박주성희는 경남대 문화콘텐츠학과 대학원 휴학생이다. 그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공연 프로그램 연출도 하고 기획일도 본다. 많은 활동을 하면서 그는 '후회하지 않을 일'을 찾았다. 책을 내는 일이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글의 주제나 형식이나 누가 참견하더라도 상관이 없다. 글을 쓰는 그 순간이 편안하고 내가 완전해지는 것을 느낀다."
책은 긴 글 4개와 짧은 글 8개로 구성되어 있다. 긴 글 '두드러기'를 읽다가 그의 기분이 내게 전이되는 느낌도 들었다.
"나와 아빠, 특히 아빠는 그 고통에 노예가 되었다. 되돌아가거나 짐을 풀지 못하는 고행 속에서 난 아빠의 나약한 의지가 공포스럽다."
일기 같은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인생을 살면서 자신이 완전해지는 것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작가는 글을 쓰면서 그것을 느낀다고 한다. 책은 독립출판으로 제작됐다. 1만 원. 문의 010-9211-4818.
정현수 기자
dino999@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