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활동가 펴낸 지침서
개인 넘어 사회 정책변화 촉구

플라스틱은 이제 지구 가장 외딴곳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인간과 접촉한 적이 없는 해양생물의 뱃속에서도 나온다. 많은 사람이 이처럼 심각한 플라스틱 공해를 알게 된 후 플라스틱을 안 쓰기로 마음먹지만 쉽게 실천하지 못한다. 직접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행동이다. 그것도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플라스틱 때문에 고통받는 동물들의 뉴스에 참담함을 느끼다가도 그저 습관처럼 편리함을 좇던 삶의 태도를 고쳐야 한다. 그린피스 영국 사무소 해양 캠페인 총괄 윌 맥컬럼의 <플라스틱 없는 삶>(하인해 옮김)은 이런 생각을 하는 이들을 위한 활동 지침서라 할 수 있다. 저자가 지난 몇 년간 플라스틱 반대 운동을 펼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요?"였고, 이 책은 그에 대한 대답이다.

불편하지만 우리는 플라스틱을 포기해야 한다.

플라스틱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저렴하고 다루기 쉬우며 의료 목적으로 쓰일 때 생명을 살리기도 한다. 몸이 불편한 환자는 빨대를 사용해야 하고, 상수도 시설이 낙후된 지역의 주민은 수돗물을 마실 수 없어 페트병에 들어 있는 생수를 마셔야 한다. 문제는 우리 사회와 바다를 괴롭히는 버리는 문화다. 전 세계 어떤 쓰레기 처리 시스템이나 재활용 시스템도 현재의 쓰레기 배출 속도를 감당하지 못한다.

▲ 〈 플라스틱 없는 삶 〉윌 맥컬럼 지음
▲ 〈 플라스틱 없는 삶 〉윌 맥컬럼 지음

목적이 뚜렷한 만큼 내용은 명쾌하다.

플라스틱 없이 사는 방법을 집 안과 밖으로 나눠 설명하고 우리 사회, 국가가 해야 할 일들로 확장한다. 욕실에서 침실에서 주방에서 그리고 집 밖에서 플라스틱 없이 사는 방법을 제시한다. 플라스틱 없이 아이를 키우고 플라스틱 없는 직장과 지역사회를 만드는 방법을 제안한다.

물병과 텀블러, 에코백, 도시락 식품 저장 용기는 플라스틱 없는 삶의 필수품이다. 마이크로비즈(미세 플라스틱)가 들어 있는 화장품이나 치약 등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의류가 해양 플라스틱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매우 놀랍다. 옷을 세탁할 때마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테르 실이 빠져나온다는데 도대체 우리는 하루에 얼마만큼의 플라스틱을 자연에 내보내는 것인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실천하지 못했고, 미처 몰라서 못했던 것들을 깨치면서 어느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정리하도록 이 책은 유도한다.

플라스틱 공해를 개인에게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개인이 다양한 방법으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지만 기업과 정치인의 책임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기업과 정치인을 포함한 모든 당사자를 압박함으로써 과감한 변화를 일으키고 궁극적으로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캠페인을 펼쳐야 한다.

저자는 "대부분 사람이 여러 가지 이유에서 플라스틱 없는 삶을 실천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에 플라스틱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지만, 우리가 싸우지 않는다면 꿈쩍도 안 할 것"이라며 "플라스틱과의 싸움에서 이기려고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이 힘을 모은다면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던 일들이 가능하다"고 응원한다.

플라스틱을 포기하기 위한 여정을 떠나보자.

"거절하라. 줄여라. 재사용하라. 재활용하라. 그리고 목소리를 내라."

북하이브. 231쪽. 1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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