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경남 수신료로 지역국은 흑자경영
본사 적자를 '지역민 무시'로 되갚다니

KBS진주방송국이 없어질 위기이다. KBS가 최근 재정악화 타개책으로 발표한 '비상경영계획 2019'에는 진주를 포함한 전국 7개 지역 방송국의 TV와 편성, 송출 센터, 총무직제를 광역 총국으로 통폐합하는 기능 이전안이 포함됐다. 계획안대로라면 지역국의 TV 지역 뉴스 기능이 없어지고, 긴급 취재인력 등 최소한의 인력을 제외한 3분의 2 이상의 인력 감축에 이어 사실상 지역 방송국 폐쇄 수순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진주를 비롯한 전국 해당 방송국이 있는 지역에서 반발하고 있다. 이전에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다가 유야무야됐는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본사 적자폭이 워낙 크다보니 강행 의지가 뚜렷하다. 이 모습은 2010년 진주MBC사태와 오버랩된다. 당시 지역민 반대에도 진주MBC는 경남MBC로 통합됐다. 그즈음 진주지역에 여러가지 약속을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내부 노력으로 지역 뉴스가 살아났지만 통합 이전과 비교할때 기능은 눈에 띄게 축소됐다.

문제는 진주KBS는 MBC보다 더 심하다는 데 있다. 사실상 폐쇄 수준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KBS의 일방적인 처사를 보는 지역민 마음은 처참하다.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가 지역에 행하는 일련의 행동은 지역민을 무시하는 것 외는 해석이 안된다. 또한 지역민 입장에서 공영방송이라는 '감시자'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안타까움도 크다.

사주와 광고주 입김을 배제할 수 있는 지역 언론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공영방송 존재는 지역의 권력자를 감시하는 존재이자 지역민들에게는 '비빌 언덕'이다. 아울러 지역과 중앙, 지역과 지역의 다툼이 있을 때 중간자 역할 또는 '우리 편'이 될 소지가 많다.

더욱이 진주KBS는 현재 흑자 경영을 하고 있다. 관할 지역인 서부경남에서 수신료 100억 원을 걷어 65억 원을 쓰고 35억 원이 남는다. 본사에서 1000억 원 넘는 적자가 났지만 지역국은 흑자를 내고 있다. 수신료로 지역 방송국의 독립적인 경영이 가능한데도 본사 경영실패 책임을 지역국에 전가하는 것이다. 지역을 축소한다고 그 적자가 없어질까? 본사에서는 지역국을 돌면서 '작은 지역국을 없애 좀 큰 지역총국으로 합쳐 지역국을 활성화하겠다'고 하고 있는데 그것 또한 어불성설이다. 노조도 "지역국 기능을 줄여야 얻는 공적·사적 이익이 구체적으로 분석돼 나온 것이 아니라, 일단 줄여놓고 생각해보자는 식이다. 눈 가리고 아웅식의 지역국 죽이기 정책"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현재 서부경남 주민들은 수신료를 내지만 유선을 달지 않고는 TV시청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다. 라디오는 더 심각하다. 유선료에 수신료까지 2중 부담을 하고 있는데도 지역에 대한 투자는 않고, 있던 시설조차 없애려고 한다. 지역민으로서 분통이 터진다. 지금이라도 수신료 안 낼 방법을 찾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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