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차량 갈피 못잡아
불법주정차 진행 방해
"골든타임 확보 협조를"

각종 재난과 재해 상황에서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소방차 길 터주기에 협조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다만, 불법주차 등으로 혼잡한 도로와 좌우로 차량을 비켜서야 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 교육은 더 필요해 보인다.

경남·창원소방본부는 긴급출동 상황에서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안전의식을 높이고자 소방·구급차 길 터주기 훈련을 21일 진행했다. 경남소방본부 소속 18개 소방서는 지역별로 선정한 83곳에서 훈련을 진행했고 창원소방본부 소속 3개 소방서도 각 구역을 돌며 훈련에 나섰다. 또 시가지를 돌며 소방차 길 터주기 안내 방송을 하고 △공동주택 소방차 전용구역 설치 의무화 △소방차 전용구역 진입 방해·훼손 때 과태료 부과 △소방관련 시설 주변 5m 이내 불법 주·정차 때 과태료 상향 등 소방기본법·도로교통법 개정 사안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였다.

오전 11시 훈련을 시작한 마산소방서는 소방차 등 7대를 운행했다. 훈련 시작과 함께 소방관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지휘차량을 중심으로 소방차와 구급버스, 불법주정차단속 차량 1대가 줄지어 도로로 나섰다.

이날 마산소방서는 합포구청-어시장-복국거리-엠호텔-마산소방서에 이르는 구간을 돌았다. 출·퇴근시간대가 아닌 만큼 도로는 혼잡하지 않았다. 대표적 혼잡지역인 어시장 구간도 큰 혼란이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불법주정차 차량으로 편도 2차로는 쓰지 못해 실제 상황이었다면 큰 혼란을 일으킬 수 있었다.

▲ 창원시 마산소방서가 21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어시장 인근에서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을 열었다. 평소 통행량이 많고 불법주·정차가 많은 어시장에서 소방차들이 줄지어 달리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 창원시 마산소방서가 21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어시장 인근에서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을 열었다. 평소 통행량이 많고 불법주·정차가 많은 어시장에서 소방차들이 줄지어 달리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어시장을 지나 복국거리로 향하는 길목에서는 일부 정체가 발생했다. 2·3차로가 잠시 정체되기도 했다. 도로교통법 제29조(긴급자동차의 우선 통행)에 따르면 소방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다가오면 앞선 차량은 좌우측으로 비켜서야 하며, 횡단보도 보행자는 소방차를 피해 잠시 이동을 중지해야 한다. 하지만 신호에 걸려 정차한 차량들은 도로 위에서 우왕좌왕하거나 그대로 차량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3차로에 있던 버스가 옆으로 이동해 소방차가 빠져나갈 공간을 열어주기도 했다. 이후 마산소방서까지 가는 길은 한적했고 기대했던 모세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소방차량을 운전한 소방대원은 "훈련이라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요즘에는 시민의식이 좋아져서 소방차량을 위해 길을 잘 비켜주곤 한다"고 했다. 또 소방차량이 평소보다 속도가 느렸던 것에 대해 "오늘은 길 터주기 훈련의 일환으로 출동한 만큼 다소 천천히 운행했다. 실제 화재 등 상황이 발생하면 교통상황을 미리 확인하고 더 빠르게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상황에서 다소 힘든 점도 밝혔다. 한 소방대원은 "무단횡단을 막으려 설치한 중앙분리대가 때로는 좌·우측으로 비켜서는 차량을 방해하곤 한다. 중앙분리대가 문제라기보다 중앙선으로 달려야 할 때 상대적으로 좁은 길목이 발생하는 이유"라고 했다. 또 다른 소방대원은 "화재 등 각종 재난사고 발생 시 골든타임 확보로 시민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려면 소방차 길 터주기가 선행돼야 한다"며 "소방차가 화재현장에 신속하고 원활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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