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공간 조성까지 관심…훈련장 방문 지나치게 잦아
'레슬링계 후배'신임 처장과 관계 설정에도 우려 솔솔

경남도체육회 회장인 김경수 지사가 지난 19일 구오진 씨를 새 사무처장으로 임명했다. 구 신임 처장은 체육회 사무처에서 간략한 취임식을 하고 업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벌써 구 처장이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김오영 상임부회장의 의욕 과잉이 구 처장에게 족쇄가 될 가능성이 비치고 있다. 더구나 김 부회장과 구 처장은 경남 레슬링 선후배라는 특수관계까지 있어 체육계 안팎에서 우려의 시선이 더해지고 있다.

지난 14일 지현철 전 처장 퇴임식 이후 체육회는 김 부회장 지시로 사무 공간을 재배치했다. 별실에 있던 처장 집무 공간을 사무처로 옮기고, 처장실은 민원실과 휴게실 등으로 바꿨다. 옮긴 처장실은 입구 바로 옆이어서 체육회를 드나드는 사람에게 일거수일투족이 다 보이게 됐다. 더구나 칸막이로 가려지긴 했지만 직원들이 자주 쓰는 탕비실 바로 앞이어서 직원들도 불편을 겪게 됐다.

지난 5월 27일 상임부회장으로 취임한 김 부회장이 당시 지현철 처장에게 가장 먼저 요구한 일이 상임부회장실과 처장실을 맞바꾸자는 것이었다. 당시 지 처장이 거절하면서 무산된 일이 있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상임'이면서도 사실상 '상근'을 하고 있다. 도체육회는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100회 전국체전에서 4위에 오른다는 내부 목표를 두고 있다. 하계 강화훈련이 한창인 만큼 선수단을 격려하고자 도내 곳곳 훈련장을 누비며 강행군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활동이 자칫 올 연말 있을 도체육회 민선 회장 사전 선거운동이라는 지적도 있다. 3~4명이 거론되는 민선 회장 후보군에 김 부회장 이름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도민 세금인 체육회 예산으로 회장 선거운동을 해서는 안될 일이다.

'상임부회장'이 사무처 업무에 개입할 근거는 체육회 정관과 규약 등 어디에도 없다. 단지 정관에 회장(도지사) 유고 시 1순위 권한대행자로 지정돼 있을 뿐이다. 반면 사무처장은 회장의 지휘·감독을 받아 사무처 업무를 총괄하게 규정돼 있다. 김 상임부회장이 사무처 운영에 관여하는 정도도 굉장히 디테일하다. 부회장실과 처장실에 있던 소파를 치우고 딱딱한 사무용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하게 했다. 기구표도 직접 새로 짰는데 "사무처장 줄보다 부회장 줄을 한 줄 아래로 내려 짜게했다"고 스스로 자랑할 정도로 디테일하게 나섰다. 처장실 이동과 옛 처장실 활용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처장은 대한체육회 사무처장회의 구성원으로 대한체육회에 경남 체육의 입장을 전달하는 가교 역할도 해야 한다. '상임'이면서 '상근' 역할을 하려는 김 부회장의 과잉 의욕이 구 처장이 본연의 역할을 하려는데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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