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영상테마파크…청소년 장학금 지원

법용 스님은 뜻밖에 겸손했다. 사무실까지 찾아올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렸는데도 굳이 찾아와서는 보도자료를 가만히 건넨다. 그러면서 잘 부탁한다는 말뿐이다.

합천영상테마파크 내 청와대 인왕실 세트장에서 25일부터 '청소년 희망주기 법용 스님 선 묵화 자선 전시회'를 연다는 내용이다. 스님이 그린 달마도와 선 묵화 60여 점을 전시하고, 판매 수익은 전부 경남 지역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장학금으로 준다고 한다.

보도자료를 참 잘 썼다. 스님은 오랫동안 이런 일을 하다 보니 요령이 생겨서 그렇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언론에 소개된 내용과 거의 비슷한 내용이긴 하다.

부산에서는 이미 달마도 대가로, 또 법용달마문화원을 설립해 10년 이상 자선행사를 벌이는 것으로 꾸준히 언론에 소개가 된 스님이다. 자선행사를 위해 10여 년을 이렇게 언론사를 찾아다녔을 터였다. 한두 번은 잘 보이고자 그럴 수 있다지만, 어느 정도 알려진 다음에는 나름 문화 권력이 생겨 권위적이기 마련인데, 스님은 전혀 그런 기미가 없다. 어쩌면 이런 겸손하고 낮은 자세 때문에 꾸준히 언론에 소개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 오는 25일부터 합천영상테마파크 인왕실에서 청소년 돕기 자선 전시를 여는 법용 스님. /법용달마문화원
▲ 오는 25일부터 합천영상테마파크 인왕실에서 청소년 돕기 자선 전시를 여는 법용 스님. /법용달마문화원

스님은 20년 이상 달마도 보시를 하고 있다. 보시란 대승불교에서 이르는 말로 베푸는 일이다. 다시 말해 달마도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뜻이다. 그냥 나눠주는 게 아니라 인생 상담도 내면서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달마도를 그려준다. 어쩌면 이제 스님에게 달마도 보시는 그만의 수행 방법이다.

스님의 법명은 종근이다. 법용은 달마도를 그리면서 만든 일종의 필명이다. 스님은 20여 년 전 경북 봉화 불타암에서 가난한 청년의 49재를 무료로 해주면서 그의 유품 중에 붓과 먹을 발견했는데, 그걸로 달마도를 그려 본 게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동안 울산 중구청 주최 한글미술대전 전체 대상(2017년), 제43회 부산미술대전 한국화 부문 우수상(2017년), 광주무등미술대전 한국화 부문 특선(2018년)을 받았다. 스님은 만년에 전문적으로 미술 교육을 받고자 부산 신라대 미술학과에 들어가 2017년 졸업하고 지금은 신라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있다.

스님은 올해 청소년 돕기 자선 전시회 전국 투어를 진행하는데, 합천영상테마파크에서 진행하는 게 첫 전시다.

2011년에 열린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잔치에서 특별 행사로 세계 최대 달마도 그리기를 했는데, 이를 큰 인연이라 생각해 합천에서 투어를 시작하기로 했다.

이처럼 스님이 달마도 보시와 함께 청소년 돕기에 열심인 것은 자신이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불교에 입문했기 때문이다. 그의 원력(願力)이 오래오래 이어지길 바란다.

전시는 9월 8일까지. 문의 법용 스님 010-5270-0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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