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방학시즌 산악사고 잦아
체력에 맞게끔…사전준비 철저히

등줄기로 흐르는 끈적한 땀방울이 여름임을 실감나게 하는 요즘이다. 특히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더위를 피해 많은 인파가 우리 명산 지리산을 찾아 오르거나 맑고 시원한 계곡에서 즐긴다. 하지만 즐거워야 할 산행이 평생 지울 수 없는 아픈 기억으로 이어지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소방관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국립공원 기본 통계에 따르면 해마다 여름철(6~8월) 지리산을 찾는 산악 인구는 125만여 명이다. 휴가철과 방학시즌이 맞물리면서 종주형 산행이 많아지고, 준비 없는 무리한 산행으로 예기치 못한 산악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6일 여름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지리산을 찾은 10대가 지리산 천왕봉 정상 부근에서 하산 중 발목부상을 당했다. 이에 출동한 산악구조대에 의해 이틀 만에 구조됐다.

다음 날 27일에는 지리산 세석대피소에서 일행 4명과 하산하던 60대가 거림매표소 부근에서 발목을 접질리는 사고를 당했다. 지난 2일에는 세석대피소에서 장터목대피소로 등산하던 50대가 양쪽 무릎에 부상을 입는 사고로 소방헬기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산청소방서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6~2018년) 지리산에서 발생한 산악사고는 총 237건이다. 금년 들어 벌써 50건의 산악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산악사고 10건 가운데 5건은 여름철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구조대가 소방헬기를 이용해 구조한 건수는 지난해 13차례로 심정지 환자 2명, 질병환자 2명, 골절 등 사고부상자 9명이었다. 대원들이 직접 도보로 산을 올라 부상자를 업고 이송하여 구조한 건수는 76차례로 나타났다. 산악지역 특성상 도보로 움직이는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되고, 특히 등산객이 많은 여름·가을철 같은 경우 대원 한 명이 하루 3~4차례 출동하는 경우가 많아 체력적인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여름철 산악사고는 고온으로 인한 건강 악화, 우거진 수풀로 인한 실족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 주로 발생하고 있다.

등산객은 본인 체력에 맞는 등산로를 선택하고, 사전에 탐방하고자 하는 지역의 기상 정보를 확인하고, 일몰 전 하산을 마칠 수 있도록 시간 계획을 세우는 등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 산행 때 실족과 조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등산로를 따라 일행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산행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통기성과 신축성이 좋고 발목을 보호할 수 있는 등산화를 착용, 발목부상과 실족 위험성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이 밖에 무더운 날씨로 체력 소모와 탈진현상이 나타나기 쉽기에 무리한 산행을 자제해야 한다. 등산 30분~1시간 전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면 탈수·탈진 예방에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사항은 사전에 충분한 사전계획과 무리하지 않으려는 안전 산행이다. 삶을 재충전하는 공간이 되어야 할 산이 자칫 평생 지울 수 없는 아픈 기억으로 남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자신의 안전은 자신이 지킨다'는 자세로 산행에 임하며, 산에서는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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