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문 정부 폭정 알릴 것"
진보·보수 타 정당 "위기 조장"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 실정을 규탄하는 '장외투쟁'을 공식화한 가운데, 다른 정당들은 "시대착오적 구태이자 명분 없는 국정 발목 잡기"라며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24일 서울 광화문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장외투쟁을 지속해 문 대통령에게 직접 국민의 경고를 전하겠다"고 전날 밝힌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이 정권은 폭정과 실정을 반성하고 고치기는커녕 좌파경제 실험과 굴종적 대북정책을 끝내 고집하면서 국민을 편 가르고 갈등을 증폭시켜 오직 선거에서 이길 궁리만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각 정당은 여야, 진보-보수 가림 없이 황 대표 주장에 전혀 공감 못 하는 분위기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안에서 청문회 날짜를 잡지 않고 밖에서 장외투쟁을 골몰하겠다는 것은 국민 불안을 조장하고 국론 분열을 유발해 정권을 흔들겠다는 생각"이라며 "민생국회 외면, 명분 없는 국정 발목 잡기는 아니길 바라며 한국당이 국회 파행, 장외투쟁을 주도한 이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린 것을 명심하라"고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같은 날 상무위에서 "황교안 대표가 또다시 시대착오적인 장외집회를 예고하고 나섰다"며 "나라 안팎이 엄중한 상황에서 사사건건 국회 발목이나 잡고, 경제가 망하고 있다며 위기를 조장하면서도 그 어떤 대안도 내놓지 않는 당이 과연 제1야당 자격이 있는지 국민들은 묻고 있다"고 했다.

한국당의 전격적인 장외투쟁 행보는 정체 또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당 지지율은 물론 갈수록 어정쩡해지는 황 대표 개인의 존재감 제고를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갤럽이 매주 진행하는 정례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지난 6월 둘째 주부터 8월 둘째 주까지 두 달 동안 한국당 지지율은 18~21% 사이에 갇혀 있고 특히 가장 최근인 8월 둘째 주에는 지난 1월 이후 7개월여 만에 최저치인 18%까지 떨어졌다.

민주당이 40% 안팎의 고공 지지율을 견고하게 유지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자연히 한국당 수도권 의원 등 사이에서는 내년 총선 필패 위기감이 확산하는 중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보수우파 입장에서는 대한민국이 위기 상황이지만 일반 국민은 위기로 못 느낀다"며 "장외집회를 한다고 중도진영 국민이 동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황교안 대표가 장외투쟁을 천명하면서도 '국회 보이콧' 등 극단적인 선택을 배제한 건 이런 기류 때문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당 안팎의 우려에 대해 "장외투쟁에 일부 염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구국의 열정과 진정성으로 싸워나간다면 우리는 하나가 돼 싸울 수 있고 이길 것이며 국민도 우리를 믿고 동참해 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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