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어려움 탓 쉴 수 없는 사람 다수
청년취업, 청년만 들여다봐선 해결 안돼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5월 기준 경제활동인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65~79세 고령층 10명 중 4명은 은퇴하지 않고 여전히 일하고 있다. 이들 3명 중 1명은 단순노무직이다.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가 4명 중 1명꼴이고, 서비스·판매종사자, 기능·기계 조작 종사자도 뒤를 잇는다. 55~64세 인구도 67.9%가 취업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55~79세 노인 10명 중 6~7명은 평균 73세까지 일하고 싶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목적으로 60%가 생활비 충당이라고 답했다. 이어 일하는 즐거움(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서)이 32.8%를 차지했다.

당장 주위를 봐도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는 노인을 많이 볼 수 있다. 아파트 경비원은 이미 은퇴 나이가 지난 노인이 대부분이다. 거리에서는 폐지 리어카를 끌고 가는 허리 굽은 노인을 종종 볼 수 있다. 시골에서는 허리며 무릎이며 성한 곳 없는 노인들이 아직도 농사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한 'OECD 보건통계 2019'의 주요 지표를 분석해 내놓은 'OECD 통계로 보는 한국의 보건의료'를 보자.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2.7년으로 OECD 국가의 평균(80.7년)보다 2년 길었다. 하지만 15세 이상 인구 중에서 '본인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한국(29.5%)이 가장 적었으며, 일본(35.5%)이 그다음이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우리나라 인구의 평균수명은 82.4세로, 남자 79.3세, 여자 85.4세이며, 건강한 상태로 살아갈 수 있는 평균 연수인 건강수명은 남자 64.7세, 여자 65.2세이다.

즉 우리나라 노인들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다고 했지만, 정작 건강하지 않아도 일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짐작할 수 있다. 이는 아무래도 경제적인 이유가 크겠다.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니 결혼이나 여타 사회생활을 하는데도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도 청년 일자리 마련을 위해 나선다.

그렇다고 노인 일자리 문제가 가벼운 일은 아니다. 2016년 혼자 살고 있는 '독거노인' 수는 127만 명으로 노인인구의 18.8%를 차지한다. 이들 중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부양가족 없이 경제적·환경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건강하지 않아도' 거리로, 단순 노무직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노인들이 일자리를 놓지 않으니 젊은층이 일할 곳이 없다고 푸념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왜 그들이 거리로 내몰려야만 하는지 잘 살펴야 한다.

젊은층의 문제를 젊은층만 들여다보며 해결하려 해선 안된다.

복지정책과 사회안전망. 아무리 확충해도 결코 부족하지 않은, 사회를 유지하는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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