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77개사 사태 장기화 촉각
독자경영에 직접 타격 없지만
본사서 방문 일정 취소하기도

1965년 수교 이래 최악의 한일 관계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내에 진출한 일본 외투기업의 불안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이렇다 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일본 기업이 지분을 보유한 외투기업은 드세지는 반일 감정이 해당 기업에도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1970년대 설립된 마산자유무역지역에는 설립 초기부터 입주한 일본 외투기업이 아직도 많이 존재한다.

마산자유무역지역기업협회 최원도 부회장은 "입주 초기와 달리 회사 지분과 대표자 등이 상당수 현지화됐다"면서 "이전에도 몇 차례 한일 갈등을 겪어와서 그런지 이번 사태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마산자유무역지역에서 100% 자본이 투입된 일본 외투기업은 한국소니전자㈜, 한국중천전화산업㈜, 한국성전㈜ 등 8개 기업이 있다.

창원시 관내에는 일본의 투자금을 받은 77개의 외투기업이 있다.

한 일본 외투기업 관계자는 "주위의 우려와 달리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지는 것을 알고 오히려 일본 현지에서 걱정을 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이상징후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얼마 전 일본 본사에서 4명이 창원을 찾을 예정이었지만, 한일 갈등이 격화되는 미묘한 시기라는 이유로 방문이 취소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도 "일본 모 기업과 분기별로 모여 경영 회의를 진행했는데, 9월 정례회가 무기한 연기됐다"면서 "사유를 물어봤지만 일본 측 담당자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도내에 진출한 일본 외투기업은 자동차 부품, 금속가공제품, 금속압형제품, 포장용상자, LCD 장비 등 대부분 공산품을 생산·판매하는 업체다. 또, 이들 외투기업은 대부분 별다른 경영 간섭 없이 독자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한 외투기업 경영자는 "독립채산제 형태로 기업이 운영되고 있고, 생산 품목도 소비재가 아니어서 경영상 어려움은 없다"면서도 "요즘처럼 극일·반일 분위기가 오랫동안 지속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일본 기업에 다닌다는 따가운 외부 시선이 부담스럽기는 입사 이후 처음"이라고 속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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