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축구계·정치권 확정설
김경수 지사 의중 굳힌 듯
선수 선별안, 경남서 시너지 낼까 주목
한·중 리그서 선수 발굴 탁월
김종부 감독 기준과 융화 관건

'충칭의 별' 이장수(63·사진) 감독이 경남FC 새 대표이사로 오는 게 확실시된다.

새 대표이사 후보군으로는 축구협회 간부인 ㄱ씨, 프로축구 선수 출신 ㄴ씨 등도 검토·접촉 대상에 올랐지만 이 감독으로 무게중심이 쏠리면서 확정 직전 단계까지 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남 축구계와 정치권은 물론 관가에서도 '이장수 대표설'은 꾸준히 회자했지만 구단주인 김경수 경남지사의 의중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설'로만 흘렀다. 최근 김 지사가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발표시기와 취임 일정, 조기호 현 대표에 대한 예우 등 구체적인 사안으로 관심이 옮아가고 있다.

실제 이 감독은 지난주 초 기자와 통화에서 "대강 얘기는 들은 게 있다"면서도 "지금 미국에 있어 전화로 자세한 얘기 나눌 형편이 아니다. 내일 귀국하니 그 뒤 얘기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18일 오후까지도 이 감독은 전화는 물론 문자 메시지에도 일절 응답하지 않고 있다.

김종부 감독은 이 감독의 대표이사 선임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본다"며 "나하고 직접적인 인연은 내세울 정도가 아니지만 축구철학 같은 경우 많은 부분에서 공통점이 있어 구단 운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복수의 관계자 전언을 종합하면 아무리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이 감독이 새 대표이사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들이 사는 미국을 방문 중이던 이 감독은 최근 급거 귀국해 관련 절차와 조건 등에 대해 협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확정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주식회사인 경남도민프로축구단㈜ 정관상 대표이사가 되기 전에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돼야 하고, 주총 이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출되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경남FC 최대주주(지분율 57%)인 경남체육회 사무처장이 바뀌는 만큼, 새 처장을 당연직 이사로 선임하는 임시주총을 열어야 해 이때 이 감독의 이사 선임도 함께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주총 소집 공고 기간 등을 고려하면 최장 이달 말까지는 절차가 종료되고 대표이사로 취임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만약 교체한다고 해도 현 조기호 대표이사의 경질은 아니다"며 "지금까지 훌륭한 성과를 낸 데 대해 최대한 예우를 하면서 달라진 내·외부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자 다양한 대안을 알아보고 있다"고 원칙적인 입장만 말했다.

지난해부터 조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로 몇차례 사임 의사를 밝혀왔다. 구단 사정상 떠밀리다시피 현직을 유지해왔지만 최근까지도 발목 부상과 스트레스 등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 이장수 감독 국내외 이력은?

경남FC 새 대표이사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이장수 감독은 누구인가. 그와 김종부 경남FC 감독의 관계도 세인의 관심사다. 

◇이장수 경력 = 이 감독은 고향인 함안에서 중학교까지 선수로 뛰다가 영남상고(현 부산정보고)-연세대로 진학하면서 경남 축구하고는 공식적인 인연은 끊어졌다. 프로 선수 경력도 새한자동차(현 부산아이파크), 상무, 유공코끼리(현 제주유나이티드)에 그친다.

선수로서 경남축구와 마찬가지로 지도자 경력에서도 한국축구와 인연이 약하다. 호남대-일화천마 등에서 지도자 경력을 쌓던 중 1997년 브라질로 축구 유학을 떠났으며 1998년 중국 충칭 리판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화려한 중국 경력이 시작됐다. 이때부터 별명이 '충칭의 별'이다.

2003∼2006년에 걸쳐 전남드래곤즈와 FC서울 감독을 역임했지만 대부분은 중국 프로축구 칭다오 벨리에이트, 베이징 궈안, 광저우 헝다, 청두 치옌청, 창춘 야타이 감독으로 보냈다. 2017년 창춘 감독에서 물러난 뒤 야인으로 지내고 있다.

이 감독은 2000년대 초반 경남축구와 끈끈한 인연을 맺어왔다. 당시 고 전형두 경남축구협회장, 김상문 축구 원로(김상식 현 경남축구협회장의 친형) 등과 교유했다.

충칭과 칭다오 감독으로 재임하던 시절로, 전 회장의 고향인 마산으로 전지훈련을 거의 매년 올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면서 마산과 함안 지역 축구계 인사와 친분을 쌓았다.

◇김종부 vs 이장수 = 이 감독이 김종부(54) 감독과 직접적으로 마주친 일은 김 감독이 은퇴하기로 마음을 정리하고 일화천마에 입단해 1년간 선수로 있으면서였다.

청소년 축구선수권대회 감독이었던 박종환 감독이 있는 일화에 몸담았던 시절 1년간 이 감독은 일화 코치였다.

김 감독의 선수 선발 원칙은 확고하다. 자신의 기준·시선에 맞지 않는 선수는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감독도 선수 선별안이 각별하다. 전남 감독시절 모따와 서울 감독 시절 아디는 그야말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모따는 2004년 전남으로 와서 29경기 14득점 2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2012년까지 178경기에서 71득점 34도움을 기록했다. 수비수인 아디도 2006년부터 2013년까지 FC서울에서 뛰면서 264경기에 출전해 18득점 12도움을 기록했다.

김종부 감독도 선수를 보는 눈은 탁월하다. 지난해 말컹을 고액의 이적료를 남기고 중국으로 보낸 것을 비롯해, 올 시즌 비록 부상으로 계약해지했지만 경남에서 맹활약했던 네게바, 올 시즌 영입한 오스만 등 브라질 선수에 특화된 듯한 선별능력을 보이고 있다.

성공한 지도자에게 당연히 따라 붙을 만한 선수를 보는 시각에서 이 감독과 김 감독 모두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결합이 시너지를 낼지 충돌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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