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꿉꿉한 날씨에 모처럼 큰 소리로 웃었다. 지난 12일 박민원 경남창원스마트산단사업단장이 경남도민일보 사내교육 강연자로 와 사람들을 들었다 놨다. 창원스마트산단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풀어냈다. 타고난 '문송(문과라서 죄송합니다)'인지라 스마트공장이 참 막연했는데,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게 스마트공장의 핵심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스마트산단은 공장 간 데이터의 흐름을 분석해 생산, 기업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머릿속 '전구'가 다시 환해지는 느낌이었다.

강연 끄트머리, 창원에 트램(도로 위에 깔린 레일 위를 주행하는 노면전차)을 깔아야 한다는 제안에도 귀가 쫑긋했다. 박 단장은 이렇게 말했다.

"선진국은 시민이 한 사람만 살아도 그쪽으로 기차가 다닙니다. 지금 선진국은 도시에 자동차를 못 다니게 하는 쪽으로 정책이 다 바뀌었습니다. 4차로를 2차로로, 2차로를 1차로로 줄이고 심지어 있던 차선도 꺾습니다. 아무리 도시에서 차로 달려봐야 늦다는 걸 알려주는 거죠. 근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차가 우선이죠. 도로를 계속 넓혀야 다음 선거에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겠죠. 도시 철도는 선진국처럼 완전히 다르게 봐야 합니다. 더구나 창원에는 로템이 있지 않습니까. 창원경제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요즘 출·퇴근을 기차로 한다. 넉 달쯤 됐다. 늘 제 시각에 오는 무궁화호를 마산역에서 타고 정확하게 14~15분 뒤 창원중앙역에서 내린다. 정시성이 매력 만점이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창원중앙역에서 마산역으로 가는 오후 11시 15분 마지막 무궁화호를 탈 때도 있다. 그때마다 치르는 나만의 의식. 유튜브로 들어가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ELO·영국 버밍엄 출신 록 그룹)의 'Last Train to London'을 찾아 듣는다. 3번 정도 연속해서 들으면 마산역에 도착한다. 내리면서 '라스트 트레인 투 마산 송'이라고 이름붙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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