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문화원이 임진왜란 우척현 전투 승리를 기념하고자 16일 오전 '우척현전투 전승 제437주년 기념제전'을 연다. 지금까지 마을 차원에서 소규모 기념행사를 열어 왔으나, 기관이 참여해 규모를 갖춰 진행하는 행사는 처음이다.

거창군 웅양면 우두령 어인마을 김면장군공원에서 여는 행사에는 김면 장군 후손과 거창군 주요 기관·단체장이 대거 참여해 최근 일본 경제침략 등에 따른 지역 분위기를 전달할 예정이다. 전승 기념제전은 거창지역 의병을 기리는 합동추모 제례를 시작으로 진혼무 공연과 전통 무술시연 등이 펼쳐진다. 특히 거창문화원 실버청춘연극단에서 거창의병을 소개하는 상황극을 준비해 의병들의 역사적 의의와 중요성을 일깨울 계획이다.

우척현 전투는 임진왜란 초기 김면 등 조선 의병들이 거창을 통해 호남을 침략하려는 왜군 제6진 고바야카와 다카카게의 일본군과 싸워 승리한 전투다. 당시 거창 북쪽 우척현(지금의 우두령)에 당도한 왜군을 맞아 김면 휘하 곽준·문위·윤경남·박정번·유중룡·조종도 등 의병장과 2000여 명 의병이 관군과 합세해 큰 승리를 거두었다. 사학계에서는 임진왜란 초기 북로를 통해 호남으로 진출하려는 왜군의 시도를 결정적으로 좌절시킨 전투로 평가하고 있다.

조선실록 선조 29년 12월 8일에는 '김면이 거창의 산척(山尺·사냥꾼) 수백 인으로 하여금 우현을 방어케 했는데, 많은 적이 여러 번 진격했으나 이기지 못하여 거창 지역이 보전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근거해 지역 사학계에서는 우척현 전투에서 활약한 사냥꾼 등 민초들 활약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우척현 전투는 1592년 8월 16일(음력 7월 10일) 벌어졌다. 같은 날 남해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안골포 해전을 승리로 이끌어 육지와 바다 모두 '조선군 승리의 날'로 기억된다.

한편 거창문화원은 3·1운동을 되새기는 학술제를 오는 23일 문화원 상살미홀에서 열어, 전승 기념제에 이어 일본 극복 역사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 이날 학술제에는 강민구 경북대 교수의 '거창의 절의정신과 항일 운동', 성균관대 최식 교수의 '파리장서사건 주역의 의식과 문학'에 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