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식·연대시위 등 행사 열려
학생·시민 "잊지 않겠다"다짐
역사 수정주의 중단·배상 요구

"저 항구 안 있나. 여 매립지 안 있나. 거기서 잽히 갔다 아이가. 고모집에 가끼라꼬 배 탈라 쿠다가…. 나가고 나모 또 들어오고, 나가고 나모 또 들어오고 알 수가 있나. 셀 수가 있나. 그래 죽어나는 기지.(중략) 죽기 전에 참말로 사죄를 받고 잘못했다고, 그기 옳다고 이라쿠모 그기 제일 소원이다. 다른 거 없다. 나는 이런 말만 하면 때린 듯이 눈물이 난다. 일본이 참말로 사죄만 한다쿠모 나는 편히 눈을 감겄다. 나비처럼 훨훨 날아갈 수 있겄다."(김복득 할머니 생전 증언)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기림일인 14일 도내 곳곳에서도 기념식과 연대시위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

▲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기림일인 14일 도내 곳곳서 기념식·연대시위 등이 열렸다. 통영 일본군'위안부'피해자 정의비에 꽃을 바친 뒤 묵념하는 학생들. /하청일 기자
▲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기림일인 14일 도내 곳곳서 기념식·연대시위 등이 열렸다. 통영 일본군'위안부'피해자 정의비에 꽃을 바친 뒤 묵념하는 학생들. /하청일 기자

통영에서는 이날 오전 9시부터 남망산 조각공원 옆 일본군'위안부'피해자 정의비 앞에서 '진실을 울리는 소리'라는 주제로 기념식이 열렸다.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이 마련한 행사에는 시민과 학생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김정희 국가무형문화재 승전무 전수교육조교의 살풀이를 시작으로 열린 기념식은 기념의례와 기념일 발자취 설명에 이어 피해자 할머니들이 생전에 남겼던 증언을 통영지역 학생들이 낭독했다.

통영 김복득 할머니의 증언을 김예현 통영여고 학생이 낭독한 데 이어 통영 김기아 할머니(통영여고 박수아), 통영 이기선 할머니(통영여고 노희정), 통영 송남이 할머니(동원고 김주현), 통영 홍애진 할머니(통영여고 최유림), 거제 이두순 할머니(통영여고 조성령)의 증언을 학생들이 차례로 들려줬다.

지역 사투리가 그대로 들어 있는 할머니들의 증언을 학생들이 이어가자 참석자들이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어 헌시 낭독 시간에는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이 마련한 제2회 전국청소년 시화공모전 수상작이 낭송됐으며, 참석자들이 정의비에 꽃을 바쳤다. 2부 1400차 연대 수요시위는 통영여고 청소년정치외교연합 동아리 학생들의 '바위처럼' 몸짓공연으로 시작됐다.

수요시위 발자취 설명과 함께 학생과 시민들의 연대발언이 이어졌고, '다 함께 기림 노래'로 할머니들의 노래를 함께 불렀다. 또 기억행동을 선언하는 선언문과 성명서가 낭독됐다.

특히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는 역사수정주의 작태를 당장 멈추고 식민지배와 침략전쟁 범죄행위에 대해 공식 사죄할 것'과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제에 대한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공식사죄, 법적배상, 재발방지의 국가책임을 즉각 이행할 것' 등의 구호를 외쳤다.

송도자 시민모임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는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역사"라며 "수많은 피해 여성들의 끈질긴 투쟁에 담긴 '진실의 소리'가 바다 건너 일본은 물론 세계 곳곳에 울려 퍼져 세계 시민사회의 공명이 되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기림일인 14일 도내 곳곳서 기념식·연대시위 등이 열렸다. 진주 기림일 행사에서 눈물을 흘리는 참석자들. /김종현 기자
▲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기림일인 14일 도내 곳곳서 기념식·연대시위 등이 열렸다. 진주 기림일 행사에서 눈물을 흘리는 참석자들. /김종현 기자

진주에서는 이날 오전 11시 진주교육지원청 내 평화기림상 앞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행사는 일본군 '위안부'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요구하는 성명 발표와 일본군 '위안부'피해자들에게 바치는 헌정공연(춤, 노래, 시)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를 준비한 평화기림사업회는 성명에서 △또다시 한국을 짓밟는 일본정부는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공식 사죄하라 △일본 정부는 한일협정을 핑계로 망언을 일삼지 말고 피해자에게 정당하게 배상하라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는 당사자 동의 없는 2015 한일합의를 즉각 폐기하라 △대한민국 정부는 위로금이란 이름으로 받은 10억 엔을 일본에 당장 돌려주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념식이 진행되는 동안 일부 참석자들은 눈물을 흘렸고, 한 여학생은 감정이 복받쳐 혼절해 119구급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기림일인 14일 도내 곳곳서 기념식·연대시위 등이 열렸다. 거제 기념식 추모공연 모습. /이동열 기자
▲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기림일인 14일 도내 곳곳서 기념식·연대시위 등이 열렸다. 거제 기념식 추모공연 모습. /이동열 기자

거제에서는 거제평화의소녀상건립기념사업회 주관으로 거제문화예술회관 소공원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기념식이 치러졌다. 이날 행사에는 거제시·거제시의회·지역 시민단체 관계자와 일반 시민 등 500여 명이 참석했으며 표창패 전달, 기념사와 인사말, 추모의 글 낭독, 기념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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