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4회 기림일 행사 참석
'위안부'문제 정쟁 도구화 비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상징하는 '노랑나비' 속에 김지수 경남도의회 의장은 빨강 윗도리에 파랑 바지를 입고 있었다.

경남도는 4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 행사를 지난 14일 도청에서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창원중앙여고·김해분성여고·마산무학여고·명곡고·안남중 학생들, 김경수 도지사와 김 의장, 이경희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창진시민모임 대표를 비롯한 '위안부' 관련 단체 회원, 김윤자 경남여성단체연합 대표, 백남해 천주교 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의장은 인사말에서 "조례를 만들 때 한국당 의원들이 도와주셨다. 한목소리였다. 그런데 그 이후로 위안부 문제를 정쟁의 도구로 활용해 후손으로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을 상징하는 빨강, 파랑 옷을 입은 이유에 대해 "여·야, 보수·진보를 넘어 역사인식, 인권유린 문제를 같이했으면 한다"고 했다.

2015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을 담은 조례가 경남에서 제정됐고, 이듬해부터 기림일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당시 김 의장은 여야 의원 17명과 함께 '경남도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 지원 및 기념사업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었다. 그해 12월 박근혜 정부는 피해 당사자들 의견도 묻지 않은 채 공식 사과도 없는 위안부 합의를 일본 정부와 했다.

▲ 14일 오후 경남도청 4층 대회의실에서 제4회 경상남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경수 도지사와 김지수 도의회 의장 등 참석자들이 '기억하겠습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나비모양의 카드를 들어올리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 14일 오후 경남도청 4층 대회의실에서 제4회 경상남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경수 도지사와 김지수 도의회 의장 등 참석자들이 '기억하겠습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나비모양의 카드를 들어올리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김 지사는 기념사에서 "일본이 적반하장격으로 수출 규제 등 경제보복을 자행하지만 스스로 소녀상 주인공이 돼 사진을 올리며 세계인이 인식해 나가고 있다"며 "경남에 네 분 생존해 계신데 유일한 바람은 일본의 진정한 사죄다. 이 자리에 모인 이유도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라고 말했다.

기림일 행사는 공연에 이어 참석자들이 함께 '약속과 다짐'으로 마무리됐다. 참석자들은 일제강점기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문제'라며 노랑나비를 들고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외쳤다.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창진시민모임 조경래 씨와 거제 평화의 소녀상 건립 기념사업회 박명옥 씨가 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8월 14일은 1991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학순(1924~1997) 할머니가 최초로 공개증언한 날이다. 2012년 대만에서 열린 '1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세계 위안부 기림일'로 지정됐다.

정부는 2017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8월 14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 행사를 열고 있다.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240명이며, 고령화로 세상을 떠나고 생존자는 20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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