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 창원 강제동원노동자상 참배
"관계악화 책임 일본 정부에…민간교류 이어가야"

일본 평화운동가가 일제강제징용 피해자의 후손과 함께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에 참배하고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15일 신카이 도모히로(60) 일본 오카 마사하루 기념 나가사키 평화자료관 부이사장이 창원시 의창구 정우상가 앞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에 국화를 바쳤다.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경남건립추진위원회 주최로 '일본 평화운동가와 함께하는 8·15맞이 일제강제동원 희생자 합동 추모식'이 이 자리에서 열렸다. 평화자료관,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관계자, 일제강제징용 피해 가족인 김재명(78·창원시 마산회원구) 씨 등이 함께했다.

신카이 부이사장은 "아베 정권을 만든 사람이 일본 사람이다. 그래서 일본 사람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렇지만 아베 정부를 비판하고, 바꿔야 한다는 일본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고 했다. 또 "민간교류를 이어가면서 연대해 나가자"고 밝혔다.

나가사키 평화자료관은 전쟁, 원폭 피해 등을 알리고자 1995년 일본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강제징용 노동자, 위안부 피해자 등에 대한 기록도 전시하고 있다.

최근 평화자료관 부이사장을 포함해 이사, 사무국장, 회원, 대학생 등 일본에서 평화운동을 하는 12명이 '한국에서 배우는 역사기행단'을 구성해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의 초청을 받았다. 단장이 신카이 도모히로 씨다.

▲ 일본 평화운동가와 함께하는 8·15맞이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합동 추모식이 15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정우상가 앞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에서 열렸다. 일본에서 온 '한국에서 배우는 역사기행단'과 시민들이 노동자상에 참배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일본 평화운동가와 함께하는 8·15맞이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합동 추모식이 15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정우상가 앞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에서 열렸다. 일본에서 온 '한국에서 배우는 역사기행단'과 시민들이 노동자상에 참배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그는 "기념관이 만들어지고, 한국인과 직접 교류하는 활동을 한 지 20년가량 됐다. 올해도 한국을 더 잘 알고자 경남을 비롯해 서울, 광주, 부산 등을 방문하고자 오게 됐다"고 했다.

역사기행단은 지난 12일 통일전망대와 비무장지대, 13일 서울 경복궁과 천안 독립기념관에 이어 14일 5·18묘지 참배와 광주 순례를 했다. 그리고 이날 합천 원폭기념관과 창원 노동자상 참배를 한 것이다. 이들은 16일 마지막 일정으로 김해 봉하마을,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부산평화소녀상 등을 찾는다.

특히 15일에는 의령군 의령읍 벽화로5길 서남마을에 있는 서정우(1928∼2001) 씨 생가 터도 방문했다. 서 씨는 열네 살에 일본 하시마섬(군함도)에 끌려가 참혹한 생활을 했고, 미쓰비시 조선소에서 원폭 피해를 입은 후 이를 일본 사회에 알렸다. 서 씨는 당시 재일조선인 인권을 위해 활동을 한 오카 마사하루(1918∼1994) 목사의 도움을 받았다.

신카이 부이사장은 현재 한일 관계가 악화한 데 대해 "한일관계가 나빠진 기본적인 책임은 일본 정부에 있다. 일본 정부가 과거사에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역사기행단은 지난 14일 광주시청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에서도 일본 정부를 규탄하고, 일본군의 만행을 알리는 데 함께하겠다고 했다.

신카이 부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양국 정부 간 갈등이 심각할수록 양국 시민이 보다 자주 교류하며 서로 이해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과거사를 직시하는 일본 내 양심적 목소리가 커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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