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항구 안 있나. 여 매립지 안 있나. 거기서 잽히 갔다 아이가. 고모집에 가끼라꼬 배 탈라 쿠다가…. 나가고 나모 또 들어오고, 나가고 나모 또 들어오고 알 수가 있나. 셀 수가 있나. 그래 죽어나는 기지.(중략) 죽기 전에 참말로 사죄를 받고 잘못했다고, 그기 옳다고 이라쿠모 그기 제일 소원이다. 다른 거 없다. 나는 이런 말만 하면 때린 듯이 눈물이 난다. 일본이 참말로 사죄만 한다쿠모 나는 편히 눈을 감겄다. 나비처럼 훨훨 날아갈 수 있겄다."(김복득 할머니 생전 증언)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기림일인 14일 통영에서도 기념식과 함께 1400차 연대시위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통영거제시민모임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시민과 학생 등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통영 남망산 조각공원 옆 일본군'위안부'피해자 정의비 앞에서 '진실을 울리는 소리'라는 주제로 기림일 기념식을 했다.

김정희 국가무형문화재 승전무 전수교육조교의 살풀이를 시작으로 열린 기념식은 기념의례와 기념일 발자취 설명에 이어 피해자 할머니들이 생전에 남겼던 증언을 통영지역 학생들이 낭독했다.

통영 김복득 할머니의 증언을 김예현 통영여고 학생이 낭독한 데 이어 통영 김기아 할머니(통영여고 박수아), 통영 이기선 할머니(통영여고 노희정), 통영 송남이 할머니(동원고 김주현), 통영 홍애진 할머니(통영여고 최유림), 거제 이두순 할머니(통영여고 조성령)의 증언을 학생들이 차례로 들려줬다.

지역 사투리가 그대로 들어있는 할머니들의 증언을 학생들이 이어가자 참석자들이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어 헌시 낭독 시간에는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통영거제시민모임이 마련한 제2회 전국청소년 시화공모전 수상작이 낭송됐으며, 참석자들이 정의비에 꽃을 바쳤다.

2부 1400차 연대 수요시위는 통영여고 청소년정치외교연합 동아리 학생들의 '바위처럼' 몸짓공연으로 시작됐다.

수요시위 발자취 설명과 함께 학생과 시민들의 연대발언이 이어졌고, '다 함께 기림 노래'로 할머니들의 노래를 함께 불렀다. 또 기억행동을 선언하는 선언문과 성명서가 낭독됐다.

특히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는 역사수정주의 작태를 당장 멈추고 식민지배와 침략전쟁 범죄행위에 대해 공식 사죄할 것'과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제에 대한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공식사죄, 법적배상, 재발방지의 국가책임을 즉각 이행할 것' 등의 구호를 외쳤다.

송도자 시민모임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는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역사"라며 "수많은 피해 여성들의 끈질긴 투쟁에 담긴 '진실의 소리'가 바다건너 일본은 물론 세계 곳곳에 울려 퍼져 세계 시민사회의 공명이 되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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