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좋은 시책·정책을 배우고자 국내외 연수를 다녀오는 것은 분명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연수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이상 어떤 내용이 진행됐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보고서를 보고 파악해야 한다.

창원시공무원노동조합이 지난 6월 일본으로 배낭연수를 다녀온 후 작성한 보고서는 '해외 공무원노조 우수문화와 인프라 체험을 통해 선진사례를 창의적으로 적용하여 노조발전에 기여'라는 제목이다. 그러나 막상 보고서를 열어보면 창원시 공노조는 일본 공노조를 만나 자신들 노후 관련 연금제도를 물어봤다. 시책 제안도 이미 창원시가 추진 중인 것을 내놨다. 연수 참가자 17명은 시민이 낸 세금으로 1인당 130만 원씩 지원받아놓고서 이처럼 허술한 보고서를 내놨다. 알고보니 이 보고서는 창원시 공노조 사무처장 1명이 썼다. 규칙이나 규정상 문제가 없다하더라도 나머지 16명은 도대체 뭘 했을까.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도지부, 경기도통합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 시·군 노조 담당 공무원 등 15명은 지난 6월 독일·프랑스로 연수를 다녀온 후 2개 조로 나눠 모두 5개 파트에 대해 참가자 전원이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했다. 윤석희 공노조 경기도지부장은 "연수 비용이 세금을 들인 것이기 때문에 허투루 사용해서는 안 됐다. 특히 노동조합이라서 더 그랬다"며 "보고서를 꼼꼼하게 작성하고자 여러 명이 파트를 나눠 동참했다"고 말했다.

문제점을 들추는 기사를 썼는데, 창원시 공노조는 지난 7일 '공무원 노조도 언론 지배 하에 두려하는 치졸한 기사 그만두라'는 논평을 내놨다. 그 전에 공노조 경기도지부나 수원시공무원노동조합이 올해 연수를 다녀온 후 어떻게 보고서를 내놨는지 먼저 읽어봤으면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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