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기행·반딧불이 탐사 등
여름·가을 가족단위 행사 다양
쌍계사 등 곳곳서 역사 탐방도
내부엔 동식물 전시·체험 마련

하동 지리산생태과학관은 지난해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생태녹색관광 육성 대상으로 지정됐다.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 가까이에 있는 생태과학관은 '섬진강을 비추는 반딧불이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환경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목표는 생태과학관의 내실을 튼튼하게 다지는 한편 대중적으로 널리 홍보하는 데 있다.

▲ 섬진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지리산생태과학관 전경. /김훤주 기자
▲ 섬진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지리산생태과학관 전경. /김훤주 기자

◇달밤에 반딧불이와 함께

'섬진강 달밤 기행'과 '지리산 반딧불이 탐사'는 악양들판 한가운데 자리잡은 동정호에서 저녁 무렵에 펼쳐진다. 5세 이상 가족 단위 참가다. 달밤기행을 보면 먼저 동정호 정자에서 지는 해의 노을을 보면서 간단한 놀이를 한 다음 들판을 가로질러 섬진강으로 옮겨간다. 옮겨가는 도중에는 눈에 띄는 대로 생태 체험을 한다. 나비 애벌레가 성충이 되면서 벗어놓은 허물도 챙겨보고 수달이 싸놓은 똥을 찾아서는 수달이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는 식이다.

옮겨가는 강가는 악양천과 섬진강이 마주치는 자리라서 드넓은 모래밭이 펼쳐진다. 너나없이 신발을 벗고 맨발로 노닐기 좋다. 모래는 발가락 사이로 꼬물꼬물 스며들면서 서걱대는 감촉을 선사한다. 물 속에 들어가면 졸졸 강물이 장딴지와 손목을 휘감으며 내려가고 발 밑에서는 모래가 빠져나가면서 발바닥을 간지럼 태우는 즐거움이 느껴진다. 8월 16일(금)과 17일(토) 두 차례(오후 6~9시) 남아 있다.

▲ 생태해설 선생님과 함께 나비체험실을 찾은 아이들. /김훤주 기자
▲ 생태해설 선생님과 함께 나비체험실을 찾은 아이들. /김훤주 기자

반딧불이 탐사는 9월 6일(금)과 7일(토), 20일(금)·21일(토), 27일(금)·28일(토) 모두 여섯 차례(오후 6~9시)가 남았다. 동정호 정자에서 개똥벌레와 반딧불이가 어떻게 다른지, 우리나라에는 어떤 반딧불이가 있는지, 반딧불이는 일생이 어떻게 되는지 등을 알아본다. 이어서 동정호 둘레에 있는 반딧불이를 찾아나서 애벌레와 어른벌레의 각기 다른 모습을 살펴본다. 그런 다음에는 이미 저물어 어두워진 악양들판의 가을 정취를 누리면서 찾아낸 반딧불이를 날려주는 활동을 벌인다. 그리고 반딧불이 만들기로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추억도 한 겹 쌓아 가져갈 수 있다.

◇물놀이와 더불어 모래 체험을

'어린이 물길 생태 탐사'도 있다(8월 18일(일)). 5세 이상 가족 단위 참가인데 오후 1~4시 악양면 소재지 취간정·취간림·악양천 일대에서 한다. 물가에 숲을 조성하면 무엇이 좋은지와 물 속에 사는 생물 가운데는 물고기 말고 곤충도 많다든지 하는 재미있는 것들을 새로 알아가면서 나무배를 만들어 경주도 하고 물놀이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자연에서 배우는 과학'도 한 차례 있다. 8월 24일(토)에 초등 3~4학년은 오전 10시부터, 5~6학년은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지 않은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8월 25일(일)에는 악양천에서 '숲 속 물의 여행'을, 9월 22일(일)에는 평사리공원에서 '섬진강 모래 놀이'를, 그리고 가을이 한창 무르익는 10월 13일(일)에는 지리산생태과학관 일대에서 '곤충들의 합창'을 진행한다. 오전 10~12시는 4~5세, 오후 2~4시는 6~7세가 대상이다.

▲ 탐방객들이 스스로 알아서 색칠하기를 하는 모습. /김훤주 기자
▲ 탐방객들이 스스로 알아서 색칠하기를 하는 모습. /김훤주 기자

◇생태 기반 역사문화탐방도

역사문화와 어우러지는 프로그램도 있다. '느림으로 가는 숲 속 산사 마음 여행'이 9월 29일(일)과 10월 6일(일) 오후 1시~4시 30분 쌍계사와 하동차박물관에서 진행된다. 불이문에서 대웅전까지 명상산책을 하면서 쌍계사의 숨겨진 비밀, 불교건축물에 담긴 의미 등을 알아본다. 그리고 숲과 계곡에서 체험을 한 뒤 연꽃무늬 차잔을 만들며 하동 차의 역사까지 더듬어본다(5세 이상 가족 단위 참가).

10월 19일(토)과 11월 16일(토)에는 초등 3~6학년 아이들을 모아 '영어로 함께하는 하동 역사문화탐방'도 펼친다. 오후 1시에 지리산생태과학관에 모여 오후 5시까지 동정호·최참판댁·화개장터 등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마음으로 담아가는 가을빛 여행'은 10월 27일(일)과 11월 2일(토)·3일(일) 세 차례 펼쳐진다. 오전 10시에 최참판댁에 모여 미션 수행을 하면서 둘러보고 점심을 먹고는 동정호와 악양들판과 부부송을 거닐게 된다. 그러고는 축지리 문암송 아래로 옮겨가 눈앞에 펼쳐지는 무딤이들판을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내려다 본 다음 하동 명물 대봉감을 녹차와 먹으며 피톤치드 향주머니를 만드는 것으로 끝마친다.(5세 이상 가족 단위 참가) 참가비는 1인당 1만 원씩이나 가족 단위 참가의 경우 어린이는 받지 않는다.

▲ 동정호에서 섬진강을 향하여 들판을 걸어가는 아이들. /김훤주 기자
▲ 동정호에서 섬진강을 향하여 들판을 걸어가는 아이들. /김훤주 기자

◇멋진 자리에 들어선 지리산생태과학관

이처럼 프로그램도 알차고 훌륭하지만 가장 빼어난 것은 지리산생태과학관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지리산 고소산성을 베개 삼아 누워서 아래로 모래톱이 유연하게 펼쳐지는 섬진강을 한 눈에 담는 자리에 2층 건물이 들어서 있는 것이다. 안에는 지리산에서 나고 자라는 갖은 동물과 식물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여러 모형과 실물들이 놓여 있고 샌드아트 작업, 3D입체동영상 관람, 색칠하기, 나비 되어 보기 등도 마련되어 있어 누구나 즐겁게 한 때를 보낼 수 있다.

바깥에는 위쪽 고소산성과 한산사 일대에 서식하는 두꺼비들이 알을 낳고 또 깨어나는 생태연못이 하나 있고 사시사철 언제나 살아 있는 나비를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그네와 모래가 있는 조그만 놀이터는 젊은 부부들이 어린 자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또 섬진강이 그림처럼 시원하게 들어오는 곳에는 누구나 편하게 쉴 수 있는 자리도 있다.

환골탈태라고나 할까, 5년쯤 전에 찾았을 때와는 크게 달라져 있었다. 그때는 추레하고 황량해서 발을 들이기도 싫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8월 4일 일요일에 찾았을 때는 점심 시간이라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자리를 비웠는데도 가족 단위 탐방객들이 곳곳에서 즐겁게 둘러보고 살펴보고 있었다. 자연과 역사·문화를 찾아 하동으로 걸음했을 때 빠뜨리기 아까운 명물이 되어 있는 것이다.

하동군청은 지난해부터 이런 프로그램을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을 받아 진행했지만 앞으로 만약 지원이 없어져도 진행할 계획이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800원, 어린이 600원이고 쉬는 날은 월요일, 1월 1일, 추석·설날 당일이다.

※ 생태관광과 습지문화에 대한 인식 증진을 위하여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과 경남도민일보가 함께합니다.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은 2008년 람사르협약 제10차 당사국총회 경남 개최를 계기로 설립된 경상남도 출연기관입니다. 습지·생태 보전을 위한 학술 연구와 정책 지원, 환경 보전 인식 증진과 교류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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