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창단 3개월 때 첫 대회서 강호 물리쳐 주목
3년 만에 해체됐지만 OB 김상진·롯데 서정용 배출

1980년대 마산에는 혜성처럼 나타나 바람처럼 사라진 야구부가 있다. 청강고(현 마산제일고) 야구부다.

1985년 개교한 청강고는 1986년 교기로 야구부를 창단했다. 벅찬 꿈을 안고 첫발을 내디뎠을 청강고 야구부였으나 역사는 오래가지 못했다. 1988년 청강고 야구부는 운영 미숙과 재정난을 이유로 창단 3년 만에 해체한다.

여기에는 프로야구 인기 상승에 따른 고교야구의 상대적 쇠퇴 등 시대 상황도 영향을 끼쳤다.

짧은 역사지만 청강고 야구부를 기억하는 이는 많다. 청강고는 처음 참가한 전국대회에서 이변을 일으켰고, 프로지명 선수를 2명이나 배출한 까닭이다.

1986년 8월, 창단 3개월의 청강고는 16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그해 대붕기 우승팀 보성고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경기에서 청강고는 이틀에 걸친 사투 끝에 보성고를 4-3으로 물리쳤는데, 연장 13회 말 터진 7번 타자 김상식의 끝내기 안타 덕에 전국대회 첫 승리를 기록할 수 있었다.

물론 그해 청강고는 봉황대기 32강에서 탈락하고 1987년·1988년 대회에서도 1회전 탈락 쓴맛을 봤지만, 첫 승리 감격은 지금도 회자하고 있다.

▲ 청강고 출신 투수 김상진.
                                          ▲ 청강고 출신 투수 김상진.

청강고를 졸업하고 나서 프로에 입단한 서정용·김상진도 청강고를 기억하게 하는 지점이다.

1985년 부산고에 입학했다가 2학년 때 청강고로 전학 온 서정용은 1988년 고졸 연습생 출신으로 롯데에 입단한다. 이후 서정용은 1988년 8월 태평양과 경기에서 당대 프로야구 최연소(19세) 승리 투수 기록을 세우는 등 2년간 8승을 올리며 청강고 이름을 알렸다. 1990년 이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던 서정용은 1993년 시즌 종료 후 은퇴한다.

1989년 청강고를 졸업한 김상진은 'OB 배팅볼 투수'로 프로에 입문해 17승 투수로 거듭난 전설적인 인물이다. 1990년 정식 지명을 받고 본격적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상진은 이후 5년 연속 10승(91년 10승, 92년 11승, 93년 11승, 94년 14승, 95년 17승)을 올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1998 시즌을 마치고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김상진은 이후 SK로 팀을 옮겨 선수 생활을 이어가다 2004년 은퇴한다. 은퇴 후 김상진은 해설가, 코치로 변신해 프로야구 발전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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