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아베 거리공연·일본팀 공연 취소 등 운동 동참
"과거 사죄·평화 지향 단체는 교류 지속"신중론도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보이콧 재팬'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경남 문화계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예술인들이 거리로 나와 "반아베"를 외치는 공연을 진행했고 김해국제아동극페스티벌 주관 측은 일본 초청 공연을 취소했다.

◇도내 예술인 거리로 = ㈔경남민족예술인총연합 창원지부는 지난 5일 창원시 의창구 정우상가 부근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반아베 거리공연을 시작했다.

창원민예총 소속 가수 박영운·하동임, 시인 김유철 등은 이날 오후 7시 보이콧 재팬 운동에 동참하는 무대를 마련했다.

박영운 경남민예총 창원지부장은 "일본 정부의 한국 백색국가 제외에 맞서 국민이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예술인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우리만의 방식으로 일본 정부의 행태를 비판하고 시민과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무대를 한 달 동안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예술인들은 '아침이슬' 등을 시민과 함께 부르며 "똑같은 역사를 되풀이하면 안된다"고 외쳤다.

▲ 지난 5일 오후 창원민예총 주최로 의창구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시민과 함께하는 반아베 거리공연'에서 가수 박영운 씨가 팬플루트 연주를 하는 모습. /김유철 시인 페이스북
▲ 지난 5일 오후 창원민예총 주최로 의창구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시민과 함께하는 반아베 거리공연'에서 가수 박영운 씨가 팬플루트 연주를 하는 모습. /김유철 시인 페이스북

창원민예총은 이달 11·13·22·24·31일을 제외한 나머지 요일에 거리 공연을 열 계획이다. 장소는 정우상가 부근이며 시간은 오후 7시다. 출연진은 매번 다르며 많은 예술인과 시민의 동참을 요구했다.

경남민예총 민족춤위원회는 오는 11일 오후 7시 30분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의광장에서 '평화'를 주제로 공연을 한다.

김선희 위원장은 "2016년 창원민족예술제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무대를 선보였다"며 "한일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평화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되새겨보는 무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해국제아동극페스티벌을 주관하는 김해지역 극단 이루마는 일본 초청 공연을 포기했다.

애초 내달 20∼ 29일 진영한빛도서관과 김해서부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축제에 국내외 17개 공연단체가 참여하기로 했었다.

이정유 대표는 "개인적으로 예술은 전쟁이 일어나도 해야되지만 지금 같은 한일관계 속에서 일본 초청 공연을 한다는 게 국민적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다"면서 "지난해 축제 때 반응이 좋았던 일본팀을 올해 다시 초청하기로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취소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번 축제에서 가카시좌와 다이스케는 공연 목록에서 제외됐다.

◇교류 지속 신중론도 = 일본 문화단체 '로온'과 15년째 교류하고 있는 큰들은 문화 차원에서 교류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 큰들 관계자는 "로온은 과거의 행적들에 대해서 사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고 평화를 지향하는 분들이다"며 "일본 아이오이시 지역에서 일본으로 강제 징집된 한국인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해마다 위령제가 열리고 있는데 올해 11월 그 위령제에 큰들과 로온이 참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해마다 한일교류를 이어온 한국사진협회 마산지부와 한국미술협회 창원·마산·진해지부는 결정을 유보하기로 했다.

이상헌 마산미술협회장은 "만약 이달이나 하반기에 교류전이 열릴 예정이었다면 취소를 했겠지만 7월 초 이미 행사를 치렀다"며 "오랫동안 이어온 한일교류전을 지금 당장 취소하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고 논의를 해봐야할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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