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국 교민회 성명 발표
"착한 이웃으로 돌아오길"
모국 가족까지 동참 유도

경남에 있는 아시아 지역 13개국 이주민들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경남이주민연대회의·경남다문화가정연대·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는 6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겠다고 했다.

수베디 여거라즈 경남이주민연대회의 상임대표(네팔 교민회 회장)는 "지난 2일 경남 이주민 여름캠프 중에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주민 300여 명이 참여한 캠프에서 대표자 회의를 열어 일본 결정을 규탄하고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동참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경남이주민연대회의 소속 13개국 교민회 회장단이 여기에 동참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도내 13개국 교민 회원은 6만 5000여 명이다. 일본 교민 1000여 명을 포함해 모두 14개국 교민이 회원이지만, 일본 교민들은 이번 행동에서 빠졌다. 경남이주민연대회의는 13개국 교민들이 나라별 언어로 성명서를 만들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국외 가족, 친척도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도록 할 계획이다.

▲ 6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도내 이주민 13개국 교민회 회장단이 경남이주민센터·경남다문화가정연대·경남이주민연대회의 주최 '경제침략 일본 규탄 및 일제 불매 동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6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도내 이주민 13개국 교민회 회장단이 경남이주민센터·경남다문화가정연대·경남이주민연대회의 주최 '경제침략 일본 규탄 및 일제 불매 동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리사 인도네시아 교민 대표는 일본이 '착한 이웃'으로 돌아와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도 제2차 세계대전 때 한국처럼 일본 침략을 받았다. 이주민들은 출신 국가는 다르지만, 지금 한국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제2의 조국인 한국을 사랑한다. 일본이 '아시아의 착한 이웃'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일본이 경제 침략을 멈출 때까지 일본 제품을 사지도, 쓰지도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들 단체는 △모국 가족 친지와 함께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참여 △일본 정부 '화이트 리스트' 한국 배제 결정 되돌릴 것 △일본 정부는 정치 문제를 경제로 풀지 말 것 △한국 일원으로서 한국에 닥친 경제적 고통 극복에 동참 등의 뜻을 밝혔다.

또한 공동 성명에서 "일본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의 이웃인 중국·필리핀·인도네시아·베트남 등을 침략하거나 전쟁터로 삼아 많은 사람이 목숨을 빼앗겼다. 만약 우리 모국 법원에서 우리 선조를 괴롭힌 책임을 일본에 물었다고 해서 일본 정부가 모국 정부에 경제 보복을 한다면 우리는 참지 않을 것"이라며 "제2의 조국이나 다름없는 한국에 일본이 경제를 무기로 보복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아픔은 우리의 아픔이다. 우리도 한국에 사는 사람으로서 한국인의 아픔과 눈물을 함께 나누겠다. 일본은 지금이라도 당장 한국에 대한 경제 침략을 그만둬야 한다"며 "한국 땅에서 사는 일본 이주민들이 두 나라 사이 때문에 힘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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