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리그, 아마K3와 'K3'로 통합
창원 독립법인 설립 예산 부담
김해 유예기간 동안 문제 없어
진주 K4 참가 노리고 창단 준비

대한축구협회(이하 '대축')가 동네 축구부터 프로리그까지를 포괄하는 '디비전 시스템' 구축에 나선 가운데 관련된 도내 3개 시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축은 현재 대한실업축구연맹(이하 '연맹')이 개최하는 내셔널리그와 대축이 개최하는 K3리그 어드밴스드 및 베이직 리그를 통합해 K3 및 K4로 개편하기로 하고 추진하고 있다.

내셔널리그 8개 팀과 어드밴스드 참여 팀을 추려서 K3로 재편하고, 베이직과 신생구단을 엮어 K4리그로 만들겠다는 게 대축 구상이다. 이렇게 될 경우 이미 프로 리그로 자리 잡은 K리그1·2에 이어 K3·4, 이미 지난 3월 출범한 K5·6·7까지 승강제를 도입할 수 있는 제도적 바탕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현실적인 이유로 생활축구 동호인 리그인 K5~7에서 세미프로인 K3~4로 승격하거나, K3~4에서 K리그1~2로 승강제는 당장 시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K리그1 클럽 운영에는 연간 최소 70억여 원, K리그2에는 연간 50억여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내셔널리그도 연간 20억~30억여 원이 들어간다. 내셔널리그에서 K리그2로 진입하는 데만도 지금의 연간 예산 2배 정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K3리그 베이직은 선수 연봉을 거의 주지 않고 경기수당과 승리수당만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최대 10억 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리그 수준에 따른 예산 차가 커 상위리그 도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도내에는 내셔널리그에 창원시청과 김해시청이 참가하고 있다. 여기에 진주시청이 연내 창단을 목표로 축구팀을 추진하고 있다. 대축이 추구하는 디비전 시스템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속내를 갖고 있다.

일단 내셔널리그에 참가하는 8개 팀은 대체로 지금의 디비전 시스템 도입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이다. 1~2년 유예기간을 둔다고는 하지만 구단 사무국을 독립된 법인으로 설립해야 한다거나 구단 상근 직원을 6명 이상(10명 이상 권고) 둬야 한다는 등의 라이선스 조건을 맞추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내셔널리그는 천안시청을 비롯해 강릉·목포·김해·창원시청팀과 경주한수원·대전코레일·부산교통공사 등 자치단체와 공기업팀이 참가하고 있다. 이 중 천안시청만 독립법인일 뿐 나머지는 해당 기관 소속이다. 이들이 K3로 진입하려면 가장 먼저 독립법인으로 새로 출범해야 해 쉽지 않은 선택이다. 특히 공기업팀은 독립법인을 추진하면 자회사가 하나 생기는 개념이어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일단 창단을 추진하는 진주시청이 가장 유연하다. 내년에 K4 진출을 노리고 창단을 추진하므로 K3에 비해 조건이 덜 까다롭다. 당장 선수 5명에 대해 연봉을 지급해야 하지만, 현재의 K3 베이직에 견줘도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셔널리그에서 뛰고 있는 김해시청도 크게 부담은 느끼지 않고 있다. 내셔널리그 팀들은 모든 선수를 연봉 계약하고 있으므로 진입 요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밖에 유소년 클럽 운영이나 구단 사무국 구성은 유예기간이 있으므로 당장 내년에는 내셔널리그에서 K3리그로 이름만 바뀔 뿐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단, 2021년부터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창원시청은 좀 더 부정적이다. 당장 연간 25억~28억 원 수준인 예산에서 10억 원 이상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내년 2월부터는 자치단체장이 체육단체 대표를 맡을 수 없게 되지만 시청 축구단은 국민체육진흥법상 직장 체육팀이어서 이런 제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독립법인으로 전환 시 시장이 법인 대표를 맡을 수 없게 되면서 당장 예산확보부터 난관에 부닥칠 것이라는 우려다.

대축이 추진하는 디비전 시스템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현실적인 난관도 드러나고 있는 만큼 이를 슬기롭게 극복할 방안이 도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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