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용품 국산제품으로 교체
불매운동 스티커 만들어 배포
"문제 해결 전 일본여행 안 가"

경남도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일본 수출규제 극복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낚시를 취미로 하는 김명주(42·창원) 씨는 지난 2일 집에 일본제품 거부 운동에 동참하는 의미로 펼침막을 내걸었다. 김 씨는 낚시를 취미로 하고 있어 그간 대부분 용품을 일본산으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등 경제도발행위를 계속함에 따라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국산으로 용품을 바꾸고 있다. 그는 "일본이 무역보복으로 국내 경제 상황을 압박하는 것을 보고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본제품 일색이던 낚시용품을 모두 국산제품으로 교체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구본현(50·창원) 씨도 'NO 일본' 운동에 함께하고 있다. 구 씨는 치약이나 옷 등을 구매하는 데 일본 제품에 반감이 없었다. 하지만 일본이 수출 규제 등에 나섬에 따라 일본 제품은 쓰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고 모두 국산제품으로 바꾸고 있다. 구 씨는 "일본이 규제에 나선 이상 나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이라도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일본제품 거부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일본 제품은 충분히 국산제품으로 대체가 가능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산시 물금읍에서 합기도 도장을 운영하는 박정호(41) 씨는 사비로 일본제품 불매운동 동참을 호소하는 스티커 250장을 제작해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처음엔 자신과 지인 차량에 붙이려고 제작했지만 상가에 붙이고 싶다는 문의가 들어올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이에 힘을 얻은 그는 양산지역 온라인 카페에 글을 올리고 동참을 원하는 상가를 직접 찾아 스티커를 붙여주고 있다. 그에게 스티커를 받은 또 다른 4명은 처음 10장을 받아갔지만 좋은 취지에 공감한다며 별도 비용을 들여 그가 스티커를 인쇄한 업체에 50장씩 모두 200장을 추가 주문해 그와 마찬가지로 주변에 나눠주었다.

▲ 5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한 다가구주택에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 5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한 다가구주택에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진주에 사는 윤성민(44) 씨는 2001년부터 지금까지 30여 차례나 일본 여행을 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솔직히 얼마 전에도 중학생인 큰아들과 주말을 이용해서 후쿠오카를 다녀왔었다. 지금처럼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지 않았지만 일본 간다는 말하기가 부끄러웠다"라며 "이제 한일 관계가 정상적으로 회복될 때까지, 일본이 보편적이며, 상식적이고 국제관계 질서에 따를 때까지, 그리고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동북아 평화에 제대로 참여할 때까지 일본 여행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권순기(57·창원) 씨도 오는 9월 가족끼리 떠나려던 일본여행을 취소했다. 권 씨는 "추석을 맞아 가족친지들끼리 일본여행을 계획했었지만 일본의 작태에 여행을 취소하고 국내 여행지를 알아보고 있다"며 "8·15 광복절도 있고 문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펼침막을 걸고 활동할 계획이다.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이 운동에 동참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최명(47·창원) 씨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진심없는 반성과 어설픈 용서는 화를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일본제품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찾아보는 작은 실천을 이어가려 한다. 민초들의 힘은 한 사람의 실천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평소 헌혈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그는 "헌혈하고 나면 무료로 포카리스웨트를 주는데 이제부터는 그것을 마시지 않고 물을 대신 마시겠다"라고 구체적인 실천 계획도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일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창원지부와 자연보호협회 창원지부가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 캠페인을 벌였다. 협회는 이날 일본제품 불매운동 펼침막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야생동물보호협회 창원지부 관계자는 "펼침막 100장을 제작해 무료 나눔을 했다. 많은 시민들에게 펼침막을 나눠주고 싶지만 예산 등 여건이 안된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펼침막을 내걸고 있는 만큼 뜻을 모아 펼침막을 제작하는 것도 나름의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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