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놀잇감 전락한 호랑이
구출하고자 반려동물 집결
학대 등 사회문제 부각시켜
산만한 줄거리는 아쉽지만
동물들 사랑스러운 속내와
귀여운 생김새 '심쿵 요소'

'굴러온 개' 듀크와 원치 않는 동거를 하며 앙숙에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되는 과정을 겪었던 맥스가 더 큰 변화와 함께 <마이펫의 이중생활2>로 돌아왔다.

<슈퍼베드>, <미니언즈> 시리즈를 만든 일루미네이션의 신작 <마이펫의 이중생활2>는 전편보다 더 강력한 귀여움을 장착한 동물들이 대거 등장해 더 넓은 세상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여름휴가를 떠나다

맥스의 주인 케이티가 결혼을 하고 아기 리암이 태어난다. 처음 보는 아기의 모습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맥스는 듀크와 함께 리암을 보호하고 지켜주느라 정신이 없다. 어느 날, 케이티네 가족은 여름휴가를 떠나고 맥스와 듀크도 동행한다.

"두려움을 극복하려면 안 무서운 것처럼 행동해야 해."

맥스는 휴가지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내며 농장을 지키는 루스터를 만나 조금씩 성장한다.

휴가를 떠나기에 앞서 맥스는 기젯에게 가장 아끼는 장난감 봉봉이를 지켜달라고 부탁한다. '맥스 바라기' 기젯은 봉봉이를 열심히 지키다 그만 실수로 잃어버린다. 봉봉이를 찾기 위해 기젯은 클로이의 도움을 받아 고양이 되기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용감한 시추 데이지는 서커스단으로 끌려가는 호랑이 후를 비행기에서 만난 뒤 그를 구출하기 위해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은 토끼 스노우볼과 함께 떠난다.

▲ 주인이 집을 비우면서 시작되는 반려동물들의 이중생활을 그린 영화 <마이펫의 이중생활2>. 왼쪽부터 듀크, 리암, 맥스. /스틸컷
▲ 주인이 집을 비우면서 시작되는 반려동물들의 이중생활을 그린 영화 <마이펫의 이중생활2>. 왼쪽부터 듀크, 리암, 맥스. /스틸컷

◇반려동물과 주인

반려동물 1000만 시대. 국내 4가구 중 한 가구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반려동물과 관련한 뉴스는 안타깝게도 명암이 갈린다. 누군가에겐 둘도 없는 단짝이지만, 누군가에겐 마음대로 학대해도 상관없는 소유품일 뿐이다.

'아침마다 집주인이 나가고 나면 동물들은 남아서 무엇을 할까?'라는 상상력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시즌 2에서는 '우리가 반려동물을 돌보는 것일까? 아니면 반려동물이 우리를 돌보는 것일까?'라고 질문을 확장한다.

반려동물들은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주인들에게 충성스럽다. 주인 클로이는 모르지만 맥스는 아기 리암을 돌보느라 늘 노심초사다. 루스터는 주인이 알든 모르든 양을 지키고 늑대를 쫓는다.

여기에 맥스의 스트레스를 알아챈 클로이가 맥스를 데리고 간 동물병원에서 듣게 되는 반려동물들의 속내는 그들의 행동에도 나름 이유가 있음을 알게 해 준다.

동물행동장애를 고치는 수의사 프랜시스가 운영하는 그곳에서 맥스가 만난 반려동물들은 자신이 행동장애가 없는데도 주인이 병원에 데려왔다고 불만이다. 고양이는 "주인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려고 죽은 새나 죽은 쥐를 갖다주는데 주인이 내다버린다"며 "이상한 건 자신이 아닌 주인"이라고 말한다. 햄스터는 쳇바퀴를 뛰고 또 뛰어도 바깥세상이 그대로라고 철창 안에서 난폭해진다.

이처럼 마음을 들여다본다면 누구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동물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 스노우볼(왼쪽)과 데이지.  /스틸컷
▲ 스노우볼(왼쪽)과 데이지. /스틸컷

◇감동은 기본, 귀여움은 덤

뉴욕 맨해튼 지하 세계에서 주인에게 버려진 성난 동물들을 조련하며 예측불가 웃음을 선보였던 스노우볼. 이제는 주인의 사랑을 듬뿍 받는 토끼로 거듭나 슈퍼히어로 코스튬 놀이에 폭 빠져 다시 한번 매력을 발산하고, 불쌍한 동물 친구를 돕는 데 기꺼이 나서는 데이지는 스노우볼과 한팀이 되어 따뜻한 마음으로 감동을 선사한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도도한 고양이 클로이와 고양이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는 강아지 기젯은 전편보다 한층 강화된 개성과 능청스러움으로 보는 이들을 무장해제시킨다.

애니메이션만이 할 수 있는 다채로운 표현은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영화 후반부 달리는 기차에서 펼쳐지는 늑대와의 추격전과 원숭이와의 격투 장면은 마냥 즐겁고, 수십 마리 고양이를 키우는 할머니의 활약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웃음을 선사한다.

"인생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요. 선택은 두 가지뿐이죠. 피하거나, 도전하거나."

주인의 변하는 일상에 따라 고군분투하는 반려동물들의 모습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인생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또한 우리가 반려동물에게 얼마나 많은 위로를 받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이야기는 다소 산만해지고 전편에서 특유의 악동미와 반전미를 선보였던 캐릭터들이 마냥 귀엽게 변화했지만 보는 내내 입가의 미소를 감출 수 없다. 때론 귀여움이 모든 것을 이긴다. 영화는 도내 멀티플렉스 상영관 등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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