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양덕동으로 본사 이전
1억 불 수출탑 수상 '승승장구'
외환위기 여파 타 기업에 인수

한일합섬은 김한수 경남모직 사장에 의해 지난 1964년 '한일합성섬유공업'으로 설립됐다. 1967년 당시 마산시 양덕동으로 본사를 옮기며 지역 향토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한일합섬은 1960년대 아크릴 섬유를 국내 최초로 생산했고, 1973년 단일 기업으로는 국내 최초 '1억 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1970년대 중후반 사원 수는 2만 7000여 명에 이르렀다. 1980년대 초, 프로야구·프로축구 탄생 및 86아시안게임·88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 붐이 일었다. 이때 한일합섬은 자체 상표를 개발해 스포츠의류 생산에도 참여했다.

한일합섬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휘청했다. 지역민들은 '한일합섬 살리기'를 전국에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한일합섬은 결국 지난 2007년 동양그룹에 인수됐다. 이후 2018년 1월 (주)한일합섬으로 물적 분할돼 유진그룹 계열사로 운영되고 있다.

▲ 한일합섬은 1964년 문을 연 이후 향토기업으로 마산 부흥을 이끌었다. 하지만 1997년 IMF 한파 소용돌이에 휩싸이면서 타 그룹에 인수됐다. 사진은 지역 단체가 1998년 7월 13일 경남대 정문 앞에서 도민을 대상으로 한일합섬 살리기 서명을 받는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 한일합섬은 1964년 문을 연 이후 향토기업으로 마산 부흥을 이끌었다. 하지만 1997년 IMF 한파 소용돌이에 휩싸이면서 타 그룹에 인수됐다. 사진은 지역 단체가 1998년 7월 13일 경남대 정문 앞에서 도민을 대상으로 한일합섬 살리기 서명을 받는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한일합섬 터에는 현재 주상복합아파트 메트로시티가 들어서 있다. 마산상공회의소는 2011년 이곳에 '한일합섬 옛터' 기념비를 세웠다. 당시 한철수(현 창원상의 회장) 마산상의 회장은 이와 같은 마음을 나타냈다.

"지난 40여 년간 한일합섬을 거쳐 간 근로자만 30만 명에 이릅니다. 한일합섬은 산업체 부설 학교인 한일여실고(현 한일여고)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한일합섬 기억을 떠올릴 만한 흔적이 아무것도 없어 안타깝습니다."

김중원 2대 회장 아들인 김효준 씨는 한일합섬 학교법인인 한효학원(마산한일여고·김해한일여고) 이사장을 현재 맡고 있다. 마산한일여고 인터넷 누리집은 1970년대 한일합섬 사보를 정리해 올려놓고 있다.

한편 한일합섬은 지난 1973년 여자 실업 배구단을 창단했다. 김중원 한일합섬 회장은 1983년 대한배구협회장을 맡기도 했다. 한일합섬 여자 배구는 매해 우승과는 연을 두지 못하다, 1997년 한국배구 슈퍼리그 1차 대회에서 무실세트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뒤늦게 찾아온 전성기도 잠시, 팀은 외환위기 여파로 1998년 해체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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