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경험 살려 지원
"끝까지 책임지길 바라"

불볕더위가 이어지면 버려지는 동물도 늘어난다고 한다. 이런 시기에 이성미(21) 씨는 진해유기동물보호소(창원시 진해구 웅천로 218)에서 아르바이트로 한 달간 일했다.

지난 2일 마지막 출근을 했던 이 씨는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유기동물 보호와 입양 문제에 눈을 뜨게 됐다.

대학에서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하기에 보호소 일은 사실상 별 연관이 없었다. 하지만 이 씨는 언니나 오빠, 동생 없이 자란 외동딸이어서 10년 전 자신이 직접 창원 유기견보호센터에서 입양한 '까미'가 있다. 강아지를 돌본 경험이 있어 반려견들과는 친숙했다.

특히 7월 한 달 더운 시기였는데, 시원한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었음에도 야외 땡볕 아래 업무를 지원했다. 오성택 창원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이 지난달 26일 보호소에서 여름철 애써온 이 씨를 격려하기도 했다.

보호소는 진해구 자은동 이 씨 집에서 버스로 15분 거리다.

"첫 출근을 했을 때 제가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2배나 많은 강아지가 있어서 놀라긴 했어요. 처음엔 너무 많이 짖어대 귀가 아프기도 했고요."

▲ 창원시 진해유기동물보호소에서 대학생 이성미 씨가 유기견을 돌보고 있다.<br /><br /> /이동욱 기자
▲ 창원시 진해유기동물보호소에서 대학생 이성미 씨가 유기견을 돌보고 있다.

/이동욱 기자

유기견이 보호소로 오면 목욕·미용·건강 관리에 신경을 쓰고, 이후 입양 절차도 도와준다. 특히 나중에라도 주인이 찾을 수 있도록 특징을 찾아 기록한다. 이는 다시 동물보호관리시스템(www.animal.go.kr)에 올린다. 전국 실시간 유기동물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포인핸드'(pawinhand.kr)도 있다. 이 같은 통로를 통해 주인들은 자신의 반려동물을 찾기도 한다.

창원시농업기술센터 축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진해 보호소에는 유기견 189마리가 있다. 지난해 말(130마리)과 비교하면 59마리나 증가했다. 특히 올 1월부터 7월까지 보호소에 머물러 있거나 들어온 총 413마리 가운데 불과 46마리만 주인에게 돌아갔다.

이 씨는 유기동물 입양에서도 양극화를 엿볼 수 있었다고 한다. 나이가 많거나 병에 걸려 들어오는 모습을 볼 때면 마음이 아팠다.

"입양도 예쁘거나 어린 친구들한테만 순번이 있어요. '믹스견'은 관심 밖이고 이름난 품종의 강아지들만 인기가 있고 입양되는 현실이 좀 안타까웠어요."

아르바이트 기간이 끝나지만, 9월 2일 개학까지 한 달가량 남아 토요일마다 다시 보호소로 와서 자원봉사를 할 생각이다.

"반려동물을 끝까지 책임지고 유기동물 입양도 활발해지는 그런 문화가 만들어지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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