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삶 개척하도록 하는 교육과정
성공적인 안착 위해 지금부터 준비를

'고교 학점제'는 진로와 적성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 이수하여,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교육과정 이수 운영제도이다.

교육부는 이 제도를 오는 2022학년도부터 부분 도입하여 2025학년도에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고교 학점제는 입시·경쟁 중심의 획일적 교육에서 벗어나 모든 학교에서 다양하고 특색 있는 고교 교육을 실현하자는 취지다. 이와 함께 진로 설계와 성장을 돕는 학생 맞춤형 교육 과정 운영을 통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는 자기주도적 역량 함양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고교 학점제가 시행되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예를 들어 △교사들 간 수업시수의 불균형 △개설 과목에 대한 담당 교사 지정 및 교사 수급의 문제 △학생 선택 과목을 담당할 교사가 부족해 외부로부터 강사를 수급해야 하는 문제 등이다. 또한 농어촌 소규모 학교 같은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학생 선택권 존중을 위한 교사 수급 문제'도 뒤따른다.

하지만, 현재 일반고등학교는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 하루 전날 일반고에는 학생들이 버린 교과서와 참고서가 산더미처럼 쌓인다. 버린 책이 너무 많아 트럭으로 치워야 한다. 누구나 3년 동안 온 정성을 다해 공부한 책이면 자신에게 소중하게 다가올 것이고, 그 소장 가치도 매우 클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수능시험 공부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다. 이에 교과서와 참고서는 그들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다.

학생들의 삶과 관련 없는 교육 과정이 문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영어·수학 등 과목 출제 수준이 학교 수업 시간에 다루기도 힘든 어려운 수준의 문제들이다. 학생들은 난도가 높은 수능 문제를 잘 풀기 위해 온 힘을 다해 공부해야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유의미한 삶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르기 위한 교육을 경험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존 듀이는 '좋은 교육이란 미래의 경험을 지시해 주고 그에 대한 의미를 부여해주는 경험을 재구성하는 작업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학교는 가정 생활의 연속이어야 하고, 교육 내용 또한 아동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야 한다. 학교에서 행해지는 교육내용이 아동의 삶과 관련이 없다면, 그 교육은 실패다'라고 했다. 교육은 학생 자신의 삶과 관련된 경험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고교 학점제는 학생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도록 발달과 성장을 돕는 학생 맞춤형 교육 과정이 운영되므로 기존 입시 위주의 교육과는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다. 학생 자신에게 의미 없는 과목은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고교 학점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고교 학점제의 준비를 위해서는 현재 일반고에서 시행되고 있는 2015 개정 교육 과정의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 편성·운영'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학생이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따라 자유로운 과목 선택의 폭을 넓혀 두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 진로를 개척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학생의 삶과 관련된 교사의 교과 전문성도 고민해야 한다. 또한 학교 문화 혁신 등 학교의 운영에 대한 전체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개선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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