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전년대비 0.7% 하락
상반기 6% 내림세 '대비'
미중분쟁 악영향 더 커

한국 수출이 8개월 연속 '마이너스',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하락률을 이어가며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악재가 더해진 상황에서도 수출입 모두 지난달보다 감소 폭이 줄어 일본의 조치가 전체적인 한국 수출입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1.0% 하락한 461억 4000만 달러에 머물며 지난해 12월 이후 이어진 마이너스 기록을 이어갔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11월 3.6%에서 12월 -1.7%로 하락 전환한 뒤 올해 1월 -6.2%, 2월 -11.3%, 3월 -8.4%, 4월 -2.1%, 5월 -9.7%, 6월 -13.7%, 7월 -11.0% 등 8개월째 좀처럼 하락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수출을 견인해온 반도체가 단가 하락으로 부진한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으로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과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가 전체적으로 위축되면서 수출길이 좁아진 상황이다. 지난달 대중국 수출은 16.3%, 미국 수출은 0.7%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이 지난달 4일부로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부품 3개 품목의 수출을 규제하면서 한국 무역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일단 일본의 수출통제가 지난 한 달간 한국 무역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의 대일 수출은 0.7%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 대일 수출이 평균 6.0%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낙폭을 줄인 셈이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9.8%), 철강(6.0%), 일반기계(19.2%)는 호조세를 보인 반면, 석유화학(-32.6%)과 반도체(-11.6%)는 감소했다. 일본의 조치가 일본 기업의 한국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까진 한국의 대일 수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일 수입은 지난달 4일 일본이 규제한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이 포함된 부품·소재·장비 부문의 하락세 속에서 9.4% 줄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는 2.2%, 고철은 7.9%, 기타합성수지는 4.2%, 슬랩은 34.1%, 기타정밀화학제품은 39.4% 하락했다. 산업부는 이와 관련해 일본 조치의 영향이 일부 반영됐으나 한국의 반도체 등 주력 품목 세계 수출이 줄면서 중간재 수입 또한 감소한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일본이 한국을 우방국(백색국가) 명단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등 추가 조치에 나선다면 양국 간 교역은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소재·부품산업은 대일 의존도가 높은 편이어서 이들 품목의 수입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완제품 수출 또한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 산업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일 간 상호 무역 규모는 1965년 수교를 맺을 당시 2억 달러에서 2018년 851억 달러로 연평균 12.1% 성장했다. 가파른 성장세 속에서 양국은 서로에 중요한 교역국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일본은 수교 이후 한국과의 무역에서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으로서는 주요한 수출국을 잃는 자충수를 두는 셈이다. 일본의 대외교역 상황도 그다지 좋지 않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5월 일본의 수출은 9.4% 하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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