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처리시설 증설에 전면 철회 촉구
직접 피해만 1000명 달해

김해시 한림면민들이 시가 기존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한림면 안하로 117번지) 용량을 증설하려 하자 "증설사업을 전면 철회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림면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반대 시민대책위(이하 대책위)는 1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가 하루 가축분뇨 330t을 처리하는 현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용량을 200t 늘려 하루 처리용량 530t으로 증설하는 현대화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한림면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시의 이 같은 증설계획은 한림주민들이 잘 알지 못하는 깜깜이 상태에서 진행해 주민들을 더욱 화나게 하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금도 한림면은 가축분뇨 처리장과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장, 난개발로 말미암은 축·돈사 난립, 동물 화장장 난립, 산업단지 난립, 개별공장 난립 등으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데 또다시 시가 증설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전임 시장들이 더는 한림면에 공장이나 축사 등 주민 기피시설을 짓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마저도 모두 무시되고 있고, 한림면은 축분과 부산물·음식물 등이 혼합된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악취 때문에 통행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으며, 축산분뇨 이동 차량으로 차량 정체가 발생해 주민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비가 올 때는 마을 전체가 심한 악취로 토지 매매조차 불가능해 개인재산권도 침해받고 있다"고 했다.

대책위는 "시가 증설사업을 추진하면서 1.5㎞가량 떨어져 있는 화포천 습지생태지역과는 무관한지, 자연생태환경에는 영향이 없는지, 생림면 취수장과 대동면 매리 취수장에는 직·간접적 영향은 없는지, 오·폐수 유입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도 고려했는 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 1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면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반대 시민대책위 기자회견 모습. /박석곤 기자
▲ 1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면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반대 시민대책위 기자회견 모습. /박석곤 기자

그러면서 "김해시장과 한림면 지역구 시의원들은 더는 한림면 주민들을 기만하는 밀실야합을 하지 말고 이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증설사업을 전면 백지화하는 데 앞장서라"고 촉구했다.

한림지역 분뇨 악취에 시달리는 직접 피해주민들은 500여 가구에 1000여 명에 이른다.

이에 대해 시는 김해지역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가축분뇨는 퇴·액비로 자원화해 처리하고 있으나, 액비 퇴비화 과정과 액비 살포로 말미암은 악취 민원 발생, 도시화로 액비 살포 농경지 부족 등으로 처리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의 증설은 불가피하다는 견해다.

한림면을 중심으로 김해지역에는 양돈농가 187가구(돼지 약 18만 마리)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가 하루 915t 에 이른다. 이 가운데 23%만 공공처리시설에서 처리하는 점과 지역 내 축산농가들이 처리시설 증설과 개선을 줄곧 요구하는 점도 증설 추진의 한 요인이다.

가축분뇨 처리 현대화는 하루 330t 처리용량의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중 1993년 1차 준공된 130t 처리용량이 구조물과 기자재가 오래돼 안정성과 가동률에 문제가 있어 기존 시설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음식물 50t(20~30%)이 포함된 하루 330t 규모의 시설을 증축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450억 원(국비 80%, 도비 4.2%, 기금 6%, 시비 9.8%)에 이른다. 시는 현재 국·도비와 수계기금 등(90.2%)을 지원받아 실시설계 중이다. 이 사업은 오는 2022년 준공한다.

시는 이 사업이 완료되면 가축분뇨의 50% 이상 처리가 가능해 하루 270t의 액비 물량이 감소할 뿐 아니라 양돈농가가 밀집(전체 60% 차지)한 한림지역의 악취 민원이 대폭 감소하고 수질도 개선돼 1∼2급수 등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가축분뇨 처리시설 증설사업은 폐자원의 에너지자원화라는 국가정책의 하나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축사 악취 줄이기는 물론, 생산된 전기는 자체 전력으로 사용해 연간 4억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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