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현장 재현한 세트장서
소방공무원·전문가가 지도
탈출법·안전 수칙 등 익혀

2014년 세월호 사고는 학생들의 교육 일상도 바꿨다. 학생들은 위험 상황에 대비하는 활동을 학기 중에 배우고 있다. 교육부는 생활, 교통, 폭력 및 신변, 약물 및 사이버 중독, 재난, 직업, 응급처치 등 분야별로 안전교육 7대 표준안을 마련해 학교별로 시행하게 했다. 이제 학교마다 진행하는 학생 안전 체험활동을 종합적으로 할 수 있는 경남도교육청 학생안전체험교육원이 오는 9월 말 개원을 앞두고 있다. 학생들이 교육원에서 7대 표준안에 맞춰 체험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시범운영을 하고 있는 학생안전체험교육원을 지난 29일 방문했다. 이날 학생, 학부모 등 70여 명을 대상으로 '가족 안전체험교육 프로그램' 1차 시범운영이 진행됐다.

▲ 9월말 개원 예정인 진주시 문산읍 경상남도교육청 학생안전체험교육원에서 지난달 29일 가족 안전체험교육 프로그램이 열렸다. 이날 프로그램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소화기로 화재를 진압하는 체험을 하고 있다.
▲ 9월말 개원 예정인 진주시 문산읍 경상남도교육청 학생안전체험교육원에서 지난달 29일 가족 안전체험교육 프로그램이 열렸다. 이날 프로그램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소화기로 화재를 진압하는 체험을 하고 있다.

◇생활 속 위험 상황에 대비 = 학생안전체험교육원 3층 생활안전교육관은 승강기, 욕실 등을 실제처럼 꾸며놨다. 소방서에서 파견 나온 교육강사는 소화기 안전핀을 살짝 돌려서 뽑은 후 불이 난 곳으로 호스를 향하게 해서 불을 끄는 방법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부엌에 불이 난 것을 가정해 물이 든 소화기를 들고 불을 끄는 훈련을 했다. 4∼5명씩 나란히 서서 주방을 재현한 영상 앞에서 소화기 물을 뿜었다. 가상 화면 속에서 주방이 불과 연기로 뒤덮이자, 참가자들은 잽싸게 소화기를 들었다.

5살, 7살, 10살 세 아들을 데리고 교육에 참가한 박호진(42) 씨는 "안전 교육을 해 볼 기회가 없어서 온 가족이 다 함께 왔다. 한번 해보니 위험 상황이 생기면 불을 끄고 사람을 구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주방 화재를 진압한 참가자들은 이번엔 완강기 앞에 섰다. 아파트 화재가 발생했을 때 완강기로 탈출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3층 높이(7m)에서 안전모, 안전장비를 착용한 참가자들이 손을 앞으로 해서 벽을 짚고 내려왔다. 공포심을 느낄 법한 높이인데 어린 학생들도 거뜬히 해냈다. 고층 탈출 체험을 한 최승아(11) 학생은 "크게 무섭지 않았고, 실제 상황 때 실천해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 9월말 개원 예정인 진주시 문산읍 경상남도교육청 학생안전체험교육원에서 지난달 29일 가족 안전체험교육 프로그램이 열렸다. 이날 프로그램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지진 대피 요령에 대해 배우고 체험 하고 있다.
▲ 9월말 개원 예정인 진주시 문산읍 경상남도교육청 학생안전체험교육원에서 지난달 29일 가족 안전체험교육 프로그램이 열렸다. 이날 프로그램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지진 대피 요령에 대해 배우고 체험 하고 있다.
▲ 9월말 개원 예정인 진주시 문산읍 경상남도교육청 학생안전체험교육원에서 지난달 29일 가족 안전체험교육 프로그램이 열렸다. 이날 프로그램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사고 선박 탈출 요령에 대해 체험 하고 있다.
▲ 9월말 개원 예정인 진주시 문산읍 경상남도교육청 학생안전체험교육원에서 지난달 29일 가족 안전체험교육 프로그램이 열렸다. 이날 프로그램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사고 선박 탈출 요령에 대해 체험 하고 있다.

◇교통사고, 지진 상황 등 재현 = 2층 교통안전교육관에서는 보행·이륜·버스·사각지대 안전 등에 대해 배운 참가자들이 안전벨트 착용의 중요성에 대해서 배운 후 실제로 차량 전복 사고를 체험해보는 경험을 했다. 차량에 학생 서너 명이 탑승해서 안전벨트를 하자, 차량이 360도로 회전했다. '꺅∼' 소리가 잠시 나고, 학생들은 밝은 얼굴로 차에서 내렸다. 차량이 전도됐을 때 탑승자들의 모습이 어떤지는 차량 앞 모니터 화면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차에서 내린 학생은 "안전벨트가 생명을 지켜주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안전벨트 꼭 하겠다"며 체험 소감을 말했다.

1층 재난안전교육관에서는 교실 모형 공간에서 참가자들이 지진 대피 요령을 익혔다. 책걸상 24개가 놓인 공간에 20여 명이 앉았다. 안전교육지도사가 지진과 관련한 영상, 뉴스를 보여주다 갑자기 "지진이 일어났어요. 자기 몸을 보호해주세요"라고 외쳤다. 참가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책상 밑으로 몸을 낮췄다. 바닥 공간이 실제 지진처럼 흔들렸다. 교육원 관계자는 지진 규모는 상황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데, 이날은 참가자들이 크게 놀라지 않게 지진 규모 4에 맞췄다고 했다. 하지만, 체험에 참가한 한 학부모는 "너무 무서웠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참가자들이 어떻게 대처했는지는 영상으로 녹화가 됐고, 이 영상을 보면서 지진 대피를 잘했는지 살펴봤다. 안전교육지도사는 지진 발생 시 탁자 밑으로 피하고, 계단으로 나가고, 야외 넓은 곳으로 대피할 것을 강조했다.

▲ 9월말 개원 예정인 진주시 문산읍 경상남도교육청 학생안전체험교육원에서 지난달 29일 가족 안전체험교육 프로그램이 열렸다. 이날 프로그램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차량 안전벨트의 중요성을 각인 시키는 차량 전복 체험을 하고 있다.
▲ 9월말 개원 예정인 진주시 문산읍 경상남도교육청 학생안전체험교육원에서 지난달 29일 가족 안전체험교육 프로그램이 열렸다. 이날 프로그램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차량 안전벨트의 중요성을 각인 시키는 차량 전복 체험을 하고 있다.

4D 영상체험관에서는 참가자들이 지진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을 관람하는 동안 영상 내용에 맞게 의자가 흔들리고 바람이 부는 등의 체험을 통해 위험한 상황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항공기, 풍수해, 선박 안전 사고에 대한 대응 요령 등을 경험했다. 풍수해 체험을 위해 참가자들은 우비를 입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공간에서 태풍의 위력을 느꼈다. 강우는 1단계, 풍속은 15㎧로 설정됐다. 참가자들은 난간을 붙잡고, 몸을 낮춰서 비바람을 견뎌냈다.

이날 참가자들은 생활안전, 재난안전, 교통안전 프로그램 등에 맞춰 2시간 동안 안전사고 등에 대비하는 방법을 체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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