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도 덥다 소리는 가급적 입에 올리지 않는 필자더러 겨울에도 곧잘 땀을 흘리는 특이 체질의 집사람이 삼복 때면 타령하듯 하는 말이 있습니다. "참 희한한 곰퉁이야. 미련한 건지 더위 바보인지 알 수가 없다니까." 하지만 '독서(집필) 삼매=더위 불감'도 낙서(樂暑)로 아는 나의 반응은 '그냥 웃지요'입니다.

'뫼르소'가 총질을 하게 한 작열하는 태양의 계절 삼복 더위! 바다와 계곡은 바캉스 피서가 한창입니다. 들춰 본 독서자료 스크랩들 속에서, 정조(正祖)가 불볕이 드는 방도 서늘히 여기며 독서했다는 열정을 되새기며 잠시 눈을 감았습니다. 시원한 나무 그늘이 왜 그립지 않으셨으랴. 문득 김해시 율하동의 카페 겸 독립서점인 <숨북숨북>이 떠올랐습니다. 종이와 책의 근원인 나무의 '숨'도 함께! 들숨과 날숨, 책(북·book)의 복합인 <숨북숨북>! 그 '책 숨'이 시원한 그늘로 正祖의 '불볕 독서'를 모셔 봤음 싶었습니다.

 

전기료 눈치볼 것도 없고

냉방병 걱정 또한 없이

자연 바람, 부채 바람으로

더위와 얼려 교락(交樂)하며

계곡 물

탁족(濁足) 시원함 속에

책도 펼치어 볼 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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