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초기 건립비용 100억 부담
후납 형태로 연 사용료 내기로
지역사회-야구계 적정성 공방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이하 창원NC파크) 사용료를 둘러싼 긴 줄다리기가 마무리됐다. 최근 몇 년간 지자체와 야구계가 벌인 구장 운영권 등의 공방을 되풀이라도 하듯 창원시와 NC다이노스도 긴 시간 팽팽한 싸움을 이어왔다. 애초 이르면 지난해 말, 늦어도 올해 2월 매듭지어지리라 예상됐던 사용료 협상은 임시 사용 기간이 끝나는 7월이 돼서야 겨우 끝을 보게 됐다. 양측 협상에 따라 창원NC파크 사용료는 25년 330억 원으로 정해졌다. 이 금액을 두고 벌써 '야구장 건립비용 대비, 더 받았어야 한다', 'NC가 사용료 협상에서 완패했다'는 등 엇갈린 반응도 나오고 있다. 끝난 듯 끝나지 않은, 창원NC파크 사용료 협상 경과와 남은 쟁점을 짚어본다.

◇길었던 줄다리기 = 창원NC파크 사용료는 창원시와 NC가 맺은 세부 이행 협약, 야구장 건립 비용과 맞물린다. 우선 창원시와 NC 간 세부 이행 협약에 따라 창원NC파크 25년간 운영·광고권 등은 NC가 쥔다. 협약에는 △계약기간(준공일로부터 25년간 사용수익) △임대방식(사용·수익허가) △광고권 소유(NC) △지자체-구단 수익 분배(광고·상가운영·티켓판매 등 공공성에 반하지 않는 모든 수익금 구단 귀속) 등이 명시돼 있다.

여기까지는 최근 5년 사이 개장한 타 지자체 구장 여건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광주(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나 대구(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도 야구장·부대시설 운영권, 광고권, 명칭사용권 등은 모두 연고지 구단(KIA타이거즈, 삼성라이온즈)이 쥔다.

단, 새 야구장 건립 비용에서 구단이 부담한 초기 비용은 광주·대구와 다르다. 새 야구장을 건립할 때 광주에선 KIA가 300억 원, 대구에선 삼성이 500억 원을 '25년 사용료 선납방식'으로 부담했다면 NC는 25년 중 일부인 100억 원을 냈다. 창원NC파크 사용료 협상이 필요했던 직접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창원시는 상대적으로 적었던 구단 초기 부담비용을 후납 형태의 연 사용료로 대체해 받겠다는 계획을 일찌감치 염두에 뒀다. 이와 관련해서는 NC도 특혜 시비를 최소화하고 연고지와 상생하고자 일정 금액의 구장 사용료를 내기로 했다.

사용료 논란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당장 '적절한 사용료'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실제 양측 견해차는 컸다. 창원시 스포츠산업진흥조례에 따라 사용료 하한선(25년 120억 원가량)이 정해지고 나서도 양측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그 사이 양측은 적절한 사용료를 찾고자 각자 용역을 의뢰했고 지난달 결과를 받아 막판 협상을 시작했다. 협상은 7월 올스타전을 전후로 활기를 띠었고 양측은 결국 긴 줄다리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한쪽에서는 '애초 창원시는 구장 사용료 면제 등 파격적인 조건을 앞세워 NC 구단을 유치하지 않았느냐'는 이야기도 있으나 이는 잘못된 정보다. NC 유치 당시 창원시가 내건 사용료 면제는 '마산야구장'에 한한 것이었다. 약속대로 창원시는 2012~2018년 마산야구장 사용료를 면제했다. NC 1군 홈 구장이 바뀐 지금, 창원NC파크와 사용료 면제는 연결고리가 전혀 없다.

▲ 창원시와 NC다이노스의 협상에 따라 창원NC파크 사용료가 25년 330억 원으로 정해졌다. 이 금액을 두고 지역사회와 야구계 반응이 엇갈린다. 사진은 창원NC파크 전경. /경남도민일보 DB
▲ 창원시와 NC다이노스의 협상에 따라 창원NC파크 사용료가 25년 330억 원으로 정해졌다. 이 금액을 두고 지역사회와 야구계 반응이 엇갈린다. 사진은 창원NC파크 전경. /경남도민일보 DB

◇여전한 논란 = 양측 사용료 협상은 일단락됐으나 지역사회-야구계 갈등과 논란은 불붙고 있다. 관건은 역시 책정된 사용료의 적정성 여부인데, 지역사회는 '더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고, 야구계는 '불통 행정'을 꼬집고 있다.

문순규 창원시의원이 최근 내세운 주장은 사용료와 관련한 지역사회 목소리, 논란 지점을 잘 보여준다.

문 의원은 지난 28일 '25년 사용료가 최소 400억 원은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문 의원은 "창원시는 광주 기아가 사용료로 낸 300억 원을 하한선으로 보고 협상을 이어온 것으로 보이나, 광주 기아의 사용료 300억 원은 부적정하게 책정된 것으로 창원시의 새 야구장 사용료를 이 기준에 맞춰 협상하는 것이라면 적절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그 근거로 '2013년 감사원이 광주시와 기아차가 체결한 사용료 300억 원이 부적정하다고 지적하며 불공정 협약의 폐기와 공익적 운영을 위한 협약을 새롭게 체결할 것을 주문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문 의원은 창원-광주 야구장 건립비용이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 의원은 "광주 기아야구장의 건립비용은 994억 원 정도로 파악되고 있으며 창원 새 야구장의 건립비용은 1270억 원에 이른다"며 "야구장 건립비용만 따져도 270여억 원 차이가 난다. 건립비용 차이는 반드시 사용료 협상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창원시와 NC 합의에 따라 창원NC파크 예상 광고 수익 등을 밝힌 용역 결과가 미공개되면서 '적절한 사용료'를 둘러싼 지역사회 의문은 다른 측면으로도 번질 전망이다.

이 같은 주장에 야구계는 '야구장 명칭부터 사용료까지, 창원시가 NC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프로구단이 지역민 문화 향유와 지역경제 부흥에 크게 이바지함에도 정치적 논리로 그 가치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 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채 야구장 건립비용 등만 앞세워 사용료를 책정했다는 말도 많다. 논란이 있을 때마다 반복해온, 거세진 일부 야구팬 목소리도 야구계의 현 상황을 잘 보여준다.

창원시는 사용료 협상이 마무리된 만큼 이제는 '마산야구메카 조성'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나, 야구계 반발과 논란을 얼마나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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