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임시개방 앞두고 기념행사 "대선 때 반환 약속 지켜 기뻐"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거제 저도를 찾아 저도 '마지막 주민'인 윤연순 씨 등 전국 17개 시·도민 100여 명과 함께 걸었다.

오는 9월 저도 임시 개방을 앞두고 문 대통령 대선 공약인 '저도 반환'을 공식화하는 자리로, '국민과 함께하는 저도 산책-저도를 국민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47년 만이다. 저도는 진해지역과 부산을 보호하는 전략적 위치로 말미암아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부터 군기지로 활용돼 지금까지 해군이 관리하는 곳으로, 1972년 대통령 별장(청해대)으로 지정돼 일반인 거주 또는 방문이 자유롭지 못했다.

저도 마지막 주민으로 소개된 윤연순 씨는 1970년대까지 이곳 저도에서 살았던 사람으로 문 대통령은 윤 씨와 그 가족과 저도에서 후박나무 기념식수 시간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이곳 원주민이었던 윤연순 할머니와 가족들이 함께해줘 뜻깊다. 저도를 국민 품으로 돌려드리겠다는 대선 공약을 지킬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며 "저 역시 여름휴가를 여기서 보낸 적이 있다. 정말 아름답고 특별한 곳이다. 이런 곳에서 대통령 혼자 지낼 것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고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거제시 저도 산책로에 진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대통령 별장과 군 휴양시설이 있어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저도'를 시민에게 개방하겠다고 공약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거제시 저도 산책로에 진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대통령 별장과 군 휴양시설이 있어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저도'를 시민에게 개방하겠다고 공약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어 "시범 개방을 해나가다가 준비가 갖춰지면 본격적으로 전면 개방할 생각"이라며 "대통령 별장이 어떤 곳인지, 대통령들이 휴가를 보내는 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한 국민이 많을 텐데 거제시와 경남도가 남해안 관광 중심지로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당부도 남겼다.

저도 개방은 경남도와 거제시의 숙원이기도 했다.

도와 시는 그간 저도 개방을 위한 '저도상생협의체'를 구성하고 행정안전부, 국방부 등 관계 기관과 논의를 거쳐 임시 개방 합의를 도출하기에 이르렀다.

이날 문 대통령 저도 방문을 함께한 김경수 지사는 "저도가 개방돼야 한다는 생각은 문 대통령의 오랜 생각이었다"며 "개방이 이루어지기까지 함께 노력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 유람선도 다니게 될 텐데 거제시장과 함께 안전사고가 없도록 잘 관리하겠으며, 저도뿐 아니라 거제와 통영까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경남의 관광지를 널리 알려나가겠다"고 했다.

오는 9월부터 1년간 저도에서 임시 개방되는 지역은 산책로와 전망대, 해수욕장, 골프장 등이다. 청해대 등 군사 관련 시설은 개방되지 않는다.

경남도 관계자는 "오는 9월 말부터 주 5일(월·목 제외), 하루 2회 600명의 방문객이 저도를 방문할 수 있다"며 "9월 초 '저도관광시스템'을 통해 사전예약 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며, 경남도와 거제시는 저도의 자연생태와 역사를 전 국민이 함께 누릴 수 있도록 관광자원 개발에 힘을 모을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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