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결혼식·각종 행사에 뷔페 음식 자리잡아
대중적인 요리 한자리…빼어난 맛은 기대 힘들어

뷔페 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나요? 저에게 뷔페는 다양한 요리법, 다양한 재료의 음식과 함께 남녀노소, 계층과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사람들이 북적북적거리는 모습이 생각납니다.

식욕이 왕성했던 때에는 접시에 음식을 무조건 많이 쌓아야 한다는 강박 아닌 강박감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다 먹지도 못하면서 이상하게 뷔페에 가면 없던 음식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요즘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제가 먹고 싶은 음식, 몸에 좋은 음식 위주로 먹네요. 오늘 '맛수다' 주제는 뷔페입니다. 어느 식당에 갔냐고요? 인당 9900원(평일 점심) 하는 프랜차이즈 뷔페식당에 갔습니다. 가격이 합리적이어서 그런지 식당 안은 벌써 사람들로 가득하네요.

김민지: 이렇게 사람이 많은지 몰랐다. 대기까지 해야 하다니….

이서후: 그러게. 자리부터 잡자.

앉자마자 접시를 들고 음식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한번 쭉 음식을 훑어보았다. 어떤 게 있는지, 뭐가 맛있을지 한번 검토(?) 후 접시에 음식을 담았다.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식당 안이 너무 번잡해서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우선 밥 먹는 데 집중하고 나중에 카페에서 맛수다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뷔페식당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음식보다는 다양한 소스가 곁들여지고, 지지고 볶는 조리법에 따라 탄생한 대중적인 음식이 주를 이뤘다.

▲ 평일 점심 9900원 프랜차이즈 뷔페 음식. /김민지 기자
▲ 평일 점심 9900원 프랜차이즈 뷔페 음식. /김민지 기자

김: 뷔페에서 즐기는 '나만의 코스'가 있나?

이: 난 세 번 정도 왔다갔다한다. 첫 번째 접시에는 채소 위주로, 두 번째는 단백질 위주로, 마지막은 과일이나 디저트를 먹지. 뷔페는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한 번에 다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나처럼 입이 짧은 사람은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

김: 초밥을 좋아하는 나는 뷔페에 가면 초밥을 위주로 많이 먹는다. 처음에는 샐러드 위주로 가볍게 시작해 초밥을 정복한다. 고기류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 접시에 잘 담지 않는다. 몇 년 전 뷔페식당에서 회사 행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한 선배가 샐러드를 담은 접시를 보더니 '아이돌 준비하냐'며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채소를 좋아하는 편이다. 자취를 하다 보니 균형잡힌 식단을 챙기기 어려워 뷔페에 가면 영양가 높은 음식을 찾는다.

이: 나도 그렇다. 혼자 사는 사람은 채소를 자주 먹지 못할뿐더러 채소를 사다 놓아도 보관기관이 짧아 버리기 일쑤다.

김: 대학 다닐 때 고딩 친구가 뷔페만 가면 채소와 과일을 많이 담았는데 그땐 이해가 안 됐다. 그 친구는 "혼자 살면 이런 거 못 먹어" 이러면서 먹었다. 독립하니까 알겠더라.(웃음)

이: 뷔페는 보통 결혼식장서 많이 먹지. 일상적으로 뷔페식당을 찾진 않는 거 같다.

김: 맞다. 결혼식 뷔페는 전쟁터 같다. 줄도 길고, 자리싸움도 만만찮다. 결혼식 뷔페는 별로 만족한 적이 없는 데 몇 년 전 대구지역 결혼식장에서 먹은 뷔페는 정말 맛있었다. 대구지역이 떡볶이랑 납작 만두, 콩국이 유명한데 그 예식장 뷔페에는 그게 다 있었다. 지역 특색이 살아 있는 음식이 있으니 좋았다.

이: 전라도에는 홍어가 나온다.

김: 홍어? 삼합?

이: 삭힌 홍어랑 돼지고기, 김치랑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삼합이 놓여 있더라. 홍어가 정말 큰 대야에 가득 담겨있었다. 평소 아침을 즐겨 먹지 않는데 여행 가면 호텔 조식 뷔페는 꼭 챙겨 먹는다. 왠지 안 먹으면 돈 아까운 느낌이 들더라.

김: 라오스에 갔을 때 호텔 조식으로 쌀국수가 나온 적 있다. 아침부터 쌀국수를 드링킹했다. 스페인 갔을 때는 조식으로 하몽이 나왔다.

이: 갑자기 드는 생각, 뷔페서 김밥 먹나?

김: 이상하게 김밥에는 손이 안 가더라. 김밥 외에도 뷔페에 얼마나 맛있는 음식이 많은데…. 그 대신 결혼식장 뷔페에선 국수는 꼭 먹는 편이다.

이: 김밥을 좋아해서 그런지 한두 개는 꼭 먹게 되더라.

김: 뷔페도 유행을 타는 것 같다. 호텔 뷔페, 해산물과 한식 뷔페, 샐러드 바를 갖춘 뷔페. 10년 전에 창원 상남동 해산물 뷔페를 즐겨 갔었다. 킹크랩도 나오고 초밥도 많고. 그런데 얼마 안 가서 문을 닫았더라. 처음에는 음식이 참 잘 나왔었는데 점점 개수도 줄어들고 음식 질도 떨어졌다. 한식 프랜차이즈 뷔페도 한참 유행을 타다가 요즘에는 대부분 문을 닫았더라.

이: 예전에 창원 용지호수 부근에 채식 뷔페가 있었는데 거기도 문을 닫았다. 창원 대우뷔페도 유명했는데 폐점했다더라. 기본적으로 뷔페는 미식가들이 좋아하는 형태가 아니다. 여러 사람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하니까 어느 한 군데 집중하기가 어렵다.

김: 맞다. 뷔페서 밥을 먹으면 일단 배는 부르다. 그런데 뭔가 알차게 먹었다, 맛있게 먹었다 이런 기분이 들진 않더라.

이: 그게 뷔페의 단점이지.

뷔페(Buffet)는 프랑스어다. 의미는 식기장 또는 찬장을 뜻한다. 뷔페는 스칸디나비아 해적인 바이킹의 생활에서 유래했으며 어원은 스칸디나비아어 '스모가스보드(smorgasbord)'에서 왔다. 스모(smor)는 버터, 가스(gas)는 가금류, 보드(bord)는 널빤지를 의미한다. 바이킹은 알다시피 오랜 기간 항해를 한다. 그들은 육지에 발을 내디디면 가족과 함께 온갖 신선한 음식을 차려놓고 파티를 열었다. 일본에서는 뷔페식당을 바이킹 식당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뷔페가 널리 퍼진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다. 우리나라 뷔페는 국립의료원(현재 국립중앙의료원) 안에 있던 '스칸디나비아클럽'에서 퍼졌다. 이곳은 한국과 스칸디나비아 삼국의 의료협정에 따라 국립의료원에서 일하는 스웨덴·노르웨이 의료진을 위해 만들어졌다. 1968년 의료진이 본국으로 떠나면서 일반인에게 개방됐다. 한국·스칸디나비아재단이 운영하다가 2012년 문을 닫았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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